"STX조선 폭발사고 사망자 사인은 질식사"
"STX조선 폭발사고 사망자 사인은 질식사"
  • 박민언 기자
  • 승인 2017.08.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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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부검 결과 수사본부에 통보… 노조 "사회적 타살"
▲ STX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튿날인 21일 해양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식 관계기관이 사고현장을 감식하고 있다.(사진=해경 제공)

STX조선해양에서 발생한 RO탱크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4명의 사망 원인은 폭발이 아닌 '폭발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됐다.

22일 해경 수사본부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사망자들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를 이같이 통보했다.

이는 탱크에서 폭발이 발생한 이후 내부 가스 등 요인에 의해 작업자들이 질식해 숨졌다는 의미다.

다만, 사망의 정확한 원인이 특정 가스 흡입때문인지, 아니면 산소 부족으로 인한 것인지 등은 아직 조사 중이다.

앞서 노동계는 이번 사고에 대해 사회적 타살이라고 규명하고 안전관리체계 붕괴가 초래한 구조적 참사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이날 창원시 노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TX조선해양 사고는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채권회수에 혈안이 되어 무자비한 자구책과 구조조정을 요구 자행해 온 대한민국의 법원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행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구조조정에 따른 현장 작업인력 축소, 안전인력 축소 등 생산과 안전관리체계 붕괴가 초래한 구조적 참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현장을 확인하고 종합 검토한 결과, 송기마스크와 환기 장치 등이 제대로 지급·구비됐다면 대형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며 원청인 STX조선 측 책임을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초부터 질식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밀폐 공간 작업을 할 때 착용해야 할 호흡 보호구를 '송기마스크 또는 공기호흡기'로 명확히 한 바 있다.

수사본부 측은 이와 관련, "사망한 작업자들이 당시 송기마스크가 아닌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마스크의 경우 사내 협력업체인 K기업이 구입해 지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사망자 가운데 1명의 마스크 주변에 청테이프가 부착된 점을 토대로 마스크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도 조사할 확인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금속노조는 사망자들이 일반 작업복에 청테이프를 감은 안전화를 신고 있었던 점과 밀폐공간 작업자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한 기록이 확인 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STX조선에서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탱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소속 작업자 4명이 숨졌다.

폭발 사고가 난 선박은 7만4000t급으로 오는 10월 그리스 선박회사에 인도를 앞두고 있었다. 현재 전체 작업 공정률은 90%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상태였다.

사고 당일에는 STX조선 소속 50여 명, 협력업체 200여 명이 휴일 특근 중이었다.

[신아일보] 박민언 기자 mu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