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건강한 사회의 기초 ‘논리력’
[기고칼럼] 건강한 사회의 기초 ‘논리력’
  • 신아일보
  • 승인 2017.08.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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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중 CODE 어세스먼트부문 대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유용한 지식들은 대부분 구성요소들 간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관한 설명이다.

예를 들어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가 증가하는데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상승한다’ 등이다. 우리는 이러한 지식에 근거하여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하고, 누군가와 소통하며 협상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논리’라는 단어 역시 사안의 구성요소들과 그것의 관계성을 따져보는 것이다. 때문에 성숙한 사회일수록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결정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며,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한다.

반면 비논리적인 사람이나 사회는 매우 특수한 상황과 지극히 개인적인 수준에서 작용하는 논거에 따라 의사결정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경우 의사결정에 대한 근거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건강한 토론과 합의 도출이 쉽지가 않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더 큰 갈등으로 확산되게 되고, 결국은 엄청난 자원 낭비로 이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적폐청산’ 역시 비논리적 제도와 경영을 논리적인 것으로 바꾸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수한 상황 논리에 근거해서 내려진 결정들을 바로 잡고, 합리적인 비판과 토론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논리적인 사고는 일종의 기술(skill)이어서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골프에 대한 지식이 많아도 몸에 익히기 위한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골프를 잘 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논리력 향상을 위해 일상생활과 일터에서 연습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론은 두 가지면 충분하다.

첫째는 ‘분류하기’다. 논리력이라는 근육을 키우는 첫 연습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분류해 사고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특히 이해하고자 하는 대상이 복잡한 구성요소를 지니고 있을수록 대상을 부분 집합으로 구분해 보면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여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이유를 성격, 목표, 사연으로 분류해 정리하면 보다 통찰력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검증하기’다. 자신의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믿음’이 올바른 것인지를 따져보는 태도다.

우리가 지지하는 논리는 일종의 믿음이라고도 말 할 수 있다. ‘복지를 증대하면 수요가 증가하여 경제가 발전할 것이다’라는 명제를 뒷받침하는 논리 역시 일종의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과 거짓이 분명한 수학적 명제가 아니므로 인과관계가 논리적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진리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검증하는 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논리(믿음)를 ‘가설’이라고 여기면 좋다. 그것을 ‘가설’이라고 여기면 검증하는 자세를 가지게 된다. 자신의 주장을 강변하는 소통방식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오늘도 우리는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들 앞에 서 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기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보자. 분류하기를 통해 사안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자신의 논리를 가설이라고 여기고 같은 주장을 반복하기 보다는 근거가 되는 자료를 상대방과 함께 검토한다면 한단계 높은 수준의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논리력 기르기는 개인의 성공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각자의 노력이기도 하다.

/김승중 CODE 어세스먼트부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