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폭발사고 원인, '전기 스파크' 가능성에 무게
STX조선 폭발사고 원인, '전기 스파크' 가능성에 무게
  • 박민언 기자
  • 승인 2017.08.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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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등 7개기관 합동 현장감식… '깨진 방폭등' 등 원인 다각도 검토
▲ 21일 해양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식 관계기관이 사고현장을 감식을 위해 탱크 안으로 내려가고 있다.(사진=해경 제공)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STX조선해양 선박 폭발사고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도장작업 중 전기 스파크로 폭발이 났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창원해경 등으로 꾸려진 수사본부는 21일 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등과 합동 감식을 벌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수사본부는 "화기 작업 등 폭발 사고에 영향을 줬을 만한 외부 요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탱크 내부에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해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수사본부는 도장작업을 위한 작업등에 연결된 피복이나 가스를 빨아들이는 (환풍)팬 피복이 닳아 벗겨져 전기 스파크가 났을 경우 등을 살펴보고 있다.

▲ 폭발 사고가 발생한 STX조선해양 사고현장에서 확인된 파손된 방폭등.(사진=창원해양경찰서 제공)

수사본부는 폭발위험 등이 있는 곳에서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든 방폭등도 사고 원인으로 주시하고 있다.

해경은 이날 현장감식에서 사고 현장에 설치된 8개의 방폭등 중 하나가 깨진 것을 확인했다. 이 방폭등은 겉면이 깨져 램프 등이 노출된 상태였다.

수사본부는 발견된 방폭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수사본부는 폭발 현장에 설치된 4대의 통풍기 누전을 비롯해 숨진 작업자들이 도장작업에 쓰던 스프레이건 등 다각도로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방폭등 깨짐이나 피복 노후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식을 진행했다"며 "현재로는 탱크 내부 유증기와 스파크가 만나 사고로 이어졌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폭발이 일어나려면 인화성 물질, 산소, 발화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중 발화원에 대해서는 감식이 끝나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안전 관리자도 사고 당일 출근해 현장에 나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종합 감식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STX조선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에서 폭발이 발생해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작업자 4명이 숨졌다.

폭발 사고가 난 선박은 7만4000t급으로 오는 10월 그리스 선박회사에 인도를 앞두고 있었다. 현재 전체 작업 공정률은 90%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상태였다.

사고 당일에는 STX조선 소속 50여 명, 협력업체 200여 명이 휴일 특근 중이었다.

[신아일보] 박민언 기자 mu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