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우기' 나선 한국당… 보수통합 작업일까
'박근혜 지우기' 나선 한국당… 보수통합 작업일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8.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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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이어 혁신위도 '朴 출당' 언급
일각서 '완전한 인적청산 한계' 지적도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언급하며 '친박 청산'과 이를 통한 보수통합을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모양새다.

한국당 혁신위원회 이옥남 대변인은 2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 "혁신위 차원에서도 국정운영 실패와 관련해 정치적인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도 연일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홍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 체제와 단절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며 "더는 미련을 갖고 실패한 구체제를 안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대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도 "박 전 대통령 출당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정치적 책임의 문제를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언급했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새롭게 다지겠다는 한국당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과감하게 박 전 대통령과의 단절에 나선 셈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혁신과 선거 전략으로 박 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보수 야당의 통합을 통해 보수 진영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와 인적 청산은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복당하는데 명분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변인은 라디오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계산이나 이합집산이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바른정당도 보수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진정한 혁신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당이 진정으로 혁신하면 (바른정당 의원들이)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며 "말 그대로 환골탈태를 하고 한국당이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 보수정당으로서 중심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완전한 인적 청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전방위 청산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당 지도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과거와의 단절' 발언 후 "(출당 논의는)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점으로 미뤄 봤을 때 당의 혁신 과정에서 홍 대표와 구주류간에 갈등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