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유커 대신 무슬림 잡는다
유통업계, 유커 대신 무슬림 잡는다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08.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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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적고 유인책 없어”…보수적인 시각도
▲ (사진=롯데백화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유통업계에서는 무슬림 고객이 돌파구로 떠올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총 98만5858명으로 전년(74만861명) 대비 33% 늘었다.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5.3%에서 지난해 5.7%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업계에서는 무슬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무슬림 관광객들을 위한 ‘기도실’을 잠실점 에비뉴엘에 업계 최초로 설치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와 협업해 49.6㎡(약 15평) 규모로 마련된 기도실은 남·녀 기도실로 따로 구분했고, 세족실도 준비했다. 또한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과 예배카펫, 무슬림이 예배하는 방향을 의미하는 ‘키블라’도 마련됐다.

롯데백화점은 올 하반기에도 무슬림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9월과 10월 ‘할랄레스토랑위크’ 기간을 겸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백화점 방문고객을 대상으로 감사품을 증정한다.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이나 화장품을 연계한 프로모션도 계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무슬림 관광객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커와 관련해 아직까지 희망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씀씀이가 큰 중동 쪽 관광객들에게 촉각을 세우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관광지와 연계해 자사 인지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남이섬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신세계면세점은 섬 내에 있는 주요 관광지를 홍보하면서 동남아와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자사를 자연스럽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관광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성장치는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슬림 관광객과 관련한 보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중동 쪽 관광객의 객단가가 중국인 대비 30% 이상 높지만 관광객 수가 적고, 한국을 찾을 만한 유인 요소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무슬림 관광객의 매출 비중은 매우 낮다”며 “무슬림 관광객들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두바이에서 주로 면세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굳이 한국까지 와서 면세점을 이용할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