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대처로 50대 폐질환 환자 살린 방문간호사
신속한 대처로 50대 폐질환 환자 살린 방문간호사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7.08.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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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동작구)
서울 동작구 방문간호사의 신속한 대처로 집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겨우 숨만 쉬고 있는 환자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동작구는 지난 3월 자가호흡이 어려운 김상훈(53)씨를 방문간호사가 발견, 보라매병원과 협력을 통해 폐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이씨는 일용직 근로자로 먼지가 많은 환경설비 일을 하며 노모를 부양해 왔다.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 왔지만 폐상태가 악화되면서 2014년에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을 진단받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이 질병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특이질환으로 휴대용 산소호흡기 없이는 잠시도 숨쉬기가 힘들다.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수천만원의 수술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김씨를 처음 발견하고 사회안전망을 통해 지원을 시도한건 동작구 보건소에 소속된 통합 방문간호사다. 방문간호사 서미영(47)씨는 취약계층 어르신을 살피기 위해 지난 3월, 상도1동 임대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김씨의 가정을 찾았다.

암투병 중인 어르신을 정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문이었지만 서씨에게는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힘겹게 붙들고 있는 김씨의 모습이 먼저 눈에 띄었다.

서씨는 올해 초 건강안정망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보라매병원과 체결한 MOU가 떠올랐다. 김씨의 사례는 즉시, 보건소 자체 심의회를 거쳐 보라매병원 공공협력팀으로 전달됐다.

사례를 전달받은 보라매병원 의료진은 폐 기능이 60% 이상 망가져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병원은 1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치료비를 전액 지원키로 하고, 자체 폐이식팀을 구성해 수술을 준비했다. 폐기증자도 4일만에 나타나, 김씨는 지난달 13시간에 걸쳐 폐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호흡기 없이도 자가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많이 호전된 상태다. 앞으로 3년 동안 통원치료에 필요한 비용도 병원에서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

김씨는 “내가 살아있는 건 기적에 가깝다”며 “주위에서 큰 도움을 받은 만큼 그동안 사용했던 산소호흡기를 다른환자들에게 기증해 지역사회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보라매병원과 함께 의료사각지대 취약계층뿐 아니라 일시적 위기에 놓인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의료를 제공하는 ‘건강 안전망 강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