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부품 옮겼던 미 군함, 침몰 72년 만에 발견
히로시마 원폭 부품 옮겼던 미 군함, 침몰 72년 만에 발견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8.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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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공동창업자 앨런 주도 민간탐사팀, 해저 5500m서 확인
▲ 미 해군 인디애나폴리스함 자료사진. (사진=AP/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일본군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 격침된 미 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호가 72년 만에 태평양의 해저 1만8000피트(약 5500m)에서 발견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가운데 한 명인 폴 앨런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필리핀해 해저 5500m 아래에서 인디애나폴리스함 잔해의 위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디애나폴리스호는 1945년 7월2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부품들을 데니안 섬으로 이송해 히로시마 원폭 투하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나흘 후인 7월30일 필리핀 인근 태평양 상에서 일본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 조난 신호도 보내지 못한 채 불과 12분 만에 침몰했다.

침몰 당시 인디애나폴리스호에 탑승했던 1196명의 승무원과 해병대 가운데 약 800명이 바다로 탈출했지만 심한 탈수와 상어떼의 공격으로 4∼5일 만에 대부분 익사하는 등 목숨을 잃었고 불과 316명만이 살아남았다. 이 가운데 아직도 생존해 있는 사람은 22명뿐이다.

앨런을 포함해 모두 13명으로 구성된 탐사팀은 해저 60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해양조사선 '페트렐' 호를 이용해 북태평양 바다 밑바닥에서 이 인디애나폴리스호의 잔해를 찾아낸 것이다.

앨런은 성명에서 "2차 세계대전을 끝내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인디애나폴리스함의 발견을 통해 그 배에 있던 용감한 사람들과 가족의 명예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참혹한 환경을 견뎌낸 그들의 용기와 인내, 희생에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