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자리에서 출발했던 J노믹스… 문제는 지금부터
좋은 자리에서 출발했던 J노믹스… 문제는 지금부터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08.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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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뚜렷한 호재 없어… 위기요인 수두룩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수·수출 호조로 좋은 출발선에서 시작한 문재인 정부가 경제 위기관리 시험대에 오른다.

20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자료를 보면 문재인 정부 경제팀은 경제 성장, 재정, 수출 등에서 이전 정권과 견줘 비교적 양호한 상태에서 출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1% 성장하며 6분기 만에 호조를 보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 수출이 활발해진 것이 성장세에 영향을 미쳤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한 2003년 1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7% 감소했다.

이명박 정부도 출범 직전인 2007년 4분기 1.9% 성장률을 기록했다가 출범한 2008년 1분기에 0.5%로 성장률이 급감했다.

박근혜 정부가 탄생한 2013년 1분기 성장률은 0.7%로 8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재정도 양호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취임하기 직전 해인 2002년 초과 세수가 3000억원에 그쳤고 박근혜 정부는 세수 결손이 2조8000억원 발생한 상태에서 출발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전 지난해 걷힌 초과 세수가 9조8000억원에 달했고, 이 세수 초과분으로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상당부분 조달할 수 있었다.

수출도 19개월 연속 감소행진을 이어가다가 작년 11월부터 반등해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문재인 경제팀이 출항했다.

올해 들어선 1월부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경제 회복세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 수출이 호조를 이룬 상태에 재정 여력까지 뒷받침 되어 새 정부 경제팀이 새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상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상승 속도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뚜렷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리스크 요인이 남아 있고 중국의 사드 배치에 다른 중국의 보복 장기화, 북핵 리스크 등이 한국 경제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다.

소비 심리는 좋아지고 있지만 가계부채로 인해 소비 지표는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올해 GDP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 KDI, 국제통화기금(IMF), 민간연구기관보다 높은 것이다. 최근 5년간 2014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2%대 성장률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3%대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북핵 리스크, 투자·소비 위축에 수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부동산대책이 건설 경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보니 성장률이 3%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가경정예산 효과와 소비심리 개선은 하반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상반기보다 성장세가 하반기에 낮아지고 내년에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정수진 기자 sujin2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