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공간으로 승부한다’… 한샘, 중국시장 진출 ‘박차’
[초점] ‘공간으로 승부한다’… 한샘, 중국시장 진출 ‘박차’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08.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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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750조원 시장규모…부동산 분양 방식 특성상 ‘승산있다’
현지화 전략으로 만족도 높이고…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하고
▲ 지난 8일 중국 상해에 오픈한 한샘 플래그십스토어

“성장하리라는 믿음이 한샘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중국에서 인지도가 낮은 한샘 취업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한샘 상해사무소에서 근무중인 워씽씽(于兴兴·여)씨는 이같이 답했다.

건축학을 전공한 그녀는 평소 중국의 변화하는 거주 형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같은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회사는 중국 내에서 전무한 실정이었다.

때문에 주거환경 개선을 기치로 내건 한샘은 그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워씽씽씨는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인류발전에 공헌한다’는 경영철학에 이끌려 이름조차 몰랐던 한샘을 직장으로 선택했다”며 “주거환경이라는 단어 조차 어색한 중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도전하는 한샘과 함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한샘은 상해에 연면적 1만3000여㎡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2020년까지 세계 500대 기업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한샘’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력적인 중국시장…진출 본격화하는 한샘= 중국 인테리어 유통 시장은 약 750조원 규모다. B2C 시장을 포함한 오프라인 시장이 700조, 온라인 시장이 5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국의 부동산 분양 방식은 한국과 다르다. 실내 인테리어와 내장재가 모두 갖춰진 상태가 아니라 단순히 골조 상태로 분양된다.

한샘은 이같은 분양 방식의 차이에서 시장성을 캐치해냈다. 고객이 기본 공사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전반적으로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한샘의 사업 구조가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샘이 드넓은 중국 대륙에서 상해를 첫 개척지로 선택한 이유는 2가지다.

우선은 시장 수요가 현지의 여타 도시에 비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전체 주택 수가 900만 가구에 육박하는 상해는 2베드 세대가 380만 세대로 총 세대수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2베드·3베드의 주택에서 거주하는 영유아 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고객을 핵심 타깃으로 보는 한샘 입장에서는 상해 진출이 최선의 선택이다.

사업효율성 측면에서도 상해는 전략적 요충지다. 상업 중심도시라는 측면에서 타 도시로의 브랜드 파급효과가 크고, 중국 생산공장이 상해와 가까운 서주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한샘은 향후 상해를 디딤돌 삼아 중국시장 진출 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샘 관계자는 “글로벌 한샘으로 가기 위해서는 중국 내에서 상해 1호점만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본다”며 “상해 쪽 매장 수를 더욱 확대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샘의 중국 상해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현지 직원들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 한샘은 이미 96년도에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B2B 시장에 뛰어들었던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B2C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화 전략 수립에 상당부분 공을 들였다.

2014년 파견된 30여명의 본사 직원은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스탭 교육을 담당해왔다. B2C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고객들과의 접점에 있는 현지스탭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한샘 측 설명이다.

더불어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직시공을 통한 시공품질을 보증한다. ‘한샘장식법인’을 설립해 한샘 제품만 전담으로 시공하는 기사를 선발하고 교육부터 시공, AS까지 모두 책임진다.

한샘 관계자는 “처음 고객을 응대할 때 부터 고객의 집에 직접 찾아가 시공을 하는 사람까지 한샘을 대표하는 직원들이기 때문에 현지스탭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는 중국인들의 주거환경에 맞는 제품과 공간설계를 위해 상해와 북경 등 대도시 가정을 직접 방문해 실태조사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15개로 세분화 한 고객별 표준공간 패키지를 구성했다. 대표적인 모델하우스 6개를 매장 안에 구현해 현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가구가 아닌 공간을 판매한다’= 중국 현지시장에 먼저 진출한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한샘은 타 업체과의 차별화를 통해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의 소비자들은 신축 주택에 입주하면 공사 패키지, 주방, 가구, 생활용품 등 각각 별개의 업체와 계약을 맺는다. 특히 기존의 공사 패키지는 바닥, 타일 등을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반바오(半包)’를 중심으로 한 현지기업이 고마진을 취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형성돼있다.

주방의 경우 오파인, 팡타이, 피아노와 같은 현지기업들과 콜러(Kohler) 등 외국계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점두 영업 위주라는 점과, 설계사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약점이 존재한다.

가구는 현지 가구업체와 IKEA 등이 눈에 띄지만 한샘의 경우 전문 영업사원들을 통한 상담과 공간 패키지 제안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즉, 현지시장에서 가구와 인테리어 등 종합적인 공간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패키지로 설계, 시공이 가능한 업체는 한샘이 유일하다는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현재 중국시장에서 전문 영업사원들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상담을 해주고 종합적인 공간 구성과 인테리어를 제안하는 곳은 한샘이 유일무이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