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압박 '숨 고르기' 들어갔나… "외교적 해법에 포커스"
美, 대북압박 '숨 고르기' 들어갔나… "외교적 해법에 포커스"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8.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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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책임들 '전쟁 임박설' 부인… "그뒤에 군사옵션" 배제는 안해
▲ 김정은(왼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지난주 미국과 북한 간에 거친 대화가 오가면서 한반도 위기 지수가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미국의 안보 책임자들이 잇따라 전쟁 임박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 군 고위 인사들까지 앞다퉈 전쟁이 아닌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고 나서 북미간 관계가 이른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 '디스 위크'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전쟁에 가까워졌다"면서도 "일주일 전보다 전쟁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 임박 가능성을 일축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미 정부가 새로운 경제 제재가 수반된 "확고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차단하려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세계에 대한 이 심각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을 뺀 가능한 모든 액션을 취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국무부장관이 이끄는 매우 매우 헌신적인 외교적 노력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오 미국 CIA 국장은 폭스뉴스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핵전쟁이 임박했다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폼페오 국장은 "일부에선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목적에 대해서도 "그(김정은)가 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하도록 허용한 '전략적 인내'를 미국이 더는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방한 중인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북한 미사일 위기에 대한 외교적 해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우리 모두 전쟁 없이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전날 한국행 항공기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군 지도자로서 나는 대통령이 외교와 경제압박 노력이 실패할 경우에 실행 가능한 군사옵션을 갖는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그런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말로 실행했을 때 나타날 결과에 대해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이 지난주 상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인 말을 주고받으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전쟁 임박설과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에 미국이 사실상 대북 접근에 대한 '속도조절'에 들어갔으며, 선제공격 가능성도 한층 낮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미국이 외교적 노력을 했음에도 결실을 보지 못할 경우에는 군사적 행동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틸러슨·매티스 장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은 공동 기고문에서 "북한 정권의 행동 방향을 바꾸기 위해 외교적 수단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군사적 선택이 그 뒤에 있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