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임현수 목사, 혹독했던 北억류 생활 소개
'석방' 임현수 목사, 혹독했던 北억류 생활 소개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8.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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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구덩이 파야해… 땀나도 손과 발은 동상"
▲ 북한 중앙재판소로부터 억류 31개월만에 병보석 허가를 받은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사진=연합뉴스)

북한에서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31개월간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혹독했던 억류 생활을 소개했다.

임현수 목사는 13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에 있는 큰빛교회 일요예배에 참석, 석방 이후 처음으로 공개장소에 모습들 드러냈다.

임 목사는 지난 9일 북한 당국의 병보석으로 풀려나, 전날 캐나다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예배에서 임 목사는 "북한에서 겨울에도 너비 1m, 깊이 1m의 구덩이를 파야 했다. 땅은 얼어 있었고, 진흙땅이 너무 단단해 구덩이 하나를 파는 데 이틀이 걸렸다"면서 "상체는 땀으로 흠뻑 졌었지만 손가락과 발가락은 동상에 걸렸다"고 전했다.

또 "봄과 찌는 더위의 여름에도 야외에서 하루 8시간 일했다"면서 "첫 1년간의 혹사에 몸이 상해 2개월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으며 이를 제외하고도 건강이 악화해 3번을 더 병원에 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검찰에 의해 처음에는 사형이 구형됐지만, 재판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면서 "억류 첫날부터 석방될 때까지 혼자 고독하게 2757끼를 혼자서 먹었고, 언제 어떻게 역경이 끝날지 알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임 목사는 극적인 석방에 대해 "이는 모두 신의 은총"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 목사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특사로 북한에 파견됐던 대니얼 장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비롯해 자신의 석방을 지원해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앞서 장 보좌관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특사 자격으로 임 목사를 석방하기 위해 지난 8일 평양에 들어갔다. 이어 9일에는 북한이 임 목사의 병보석 결정이 나왔다.

토론토 큰빛교회를 이끌던 임현수 목사는 2015년 1월 북한 나선지역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다가 체포돼 같은 해 12월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2015년 당시 방북은 정치적 성격과 무관한 인도주의적 지원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국적 한인이 북한에 억류된 것은 2007년 김재열 목사 이후 임현수 목사가 두 번째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