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에 미중 무역 전쟁까지 곤경에 처한 한국
[사설] 북핵에 미중 무역 전쟁까지 곤경에 처한 한국
  • 신아일보
  • 승인 2017.08.13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의 괌 포격 가능성 발언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벌여온 전쟁 가능성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미국이 중국의 무역 관행을 조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무역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북 핵 해법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더욱 난감하다. 미국도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해 무역관계에 칼을 된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오는 14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중국의 미국 지적 재산권 침해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라고 지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무역관행 조사 여부를 결정하도록 미 무역대표부에 지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11일 “북한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사흘째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북한은 선전매체들을 동원해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다. 대규모 군중집회가 이어지고 간부들에겐 비상대기 태세가 발령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사설을 통해 “북한이 미국령 괌을 공격해 미국의 보복을 초래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북 핵 해법에서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미국의 대(對)중 무역관행 조사를 선택한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미·중 무역관행 조사 과정에서 변수는 얼마든 있다.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 안보 보다는 자국의 무역관계 우의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북 핵 문제를 활용 할 것이다.

이와 관련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의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우려하고 있다. 리하이둥 교수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현재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는 북한의 발표는 이를 입증한 것이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핵문제에서 직접적인 당사국이 아니며 북핵문제를 대중 무역과 연계하는 것은 중·미간 상호 호혜적인 무역관계를 해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 문제는 단순이 양국문제가 아닌 한국과 연계되어 있다. 여기에 사드 배치 문제로 우리와 중국 갈등이 최고조 상태이다. 한·중 관계는 악화됐다. 우리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어느 곳 하나 편안한 우방이 없다. 미국도 북한과 직접 대화 가능성이 엿 보이고, 중국과는 무역 관계로 미중 갈등이 있다. 일본은 자국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함에 있어서 선택할 방안이 그리 많지 않다. 국정운영은 사람이 한다. 실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 사회적 갈등을 양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타임을 놓칠 수 있다. 안보에 있어서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다. 그 어는 정책도 시기가 중요하겠지만 국가 안보는 더욱 더 그렇다.

전쟁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준비해야 한다. 전쟁 없이 이기거나, 공존하는 게 최선이지만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때도 있다. 치열하게 싸워서 안보를 확보했을 때 그 위에 피는 평화의 꽃은 더욱 찬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