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 않는 국내 HIV… 지난해만 1199명 감염
줄지 않는 국내 HIV… 지난해만 1199명 감염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08.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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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여성보다 12배 많아… "검사 활성화 영향"

지난해 국내에서 1000명이 넘는 사람이 신규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HIV는 AIDS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로, HIV 감염인 중 면역체계가 손상·저하돼 질병에 걸린 사람을 AIDS 환자라 부른다.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HIV 감염인은 전년보다 47명(4.1%) 증가한 1199명으로 이 중 137명(11.4%)은 외국인이다.

남성이 1105명으로 여성(94명)보다 약 12배 많았다. 내국인 감염인으로 한정하면 남성이 1002명으로 여성(60명)보다 약 17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04명(33.7%)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289명(24.1%), 40대(223명) 등이었다.

감염 내국인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감염 경로가 확인된 사례는 모두 성 접촉에 의한 감염이었으며 수혈이나 혈액 제제에 의한 감염은 없었다.

질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개방적인 성 문화가 조성되면서 젊은층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까지 사망자를 제외한 누적 감염 내국인은 총 1만1439명에 달한다.

국내 HIV 감염자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한해 1000명 이상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2013년 1013명, 2014년 1081명, 2015년 1018명에 이어 4년째다.

보건 당국은 이에 대해 HIV 검사가 활발해진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질본은 "보건소 익명·무료 검사, 혼자 할 수 있는 자가검진 키트를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검사 자체가 활성화돼 통계에 잡히는 환자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 당국은 HIV 감염 예방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국 보건소에선 이미 1989년부터 HIV 감염 무료 익명 검사가 시행 중이고, 병·의원에선 유료로 익명 검사가 가능하다.

질본은 "에이즈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며 "PrEP(노출 전 예방요법)과 같은 새로운 접근방법을 국내에 적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