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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세평] 4차 산업 혁명과 여가관리정책김규호 경주대학교 관광레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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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0  18: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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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정보통신부문의 융합에 의한 4차 산업 혁명이 가져올 산업과 사회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은 인류에게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하여 기존의 노동시장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자리와 관련하여 굳이 4차 산업 혁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미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과학기술의 발달과 사무자동화에 의한 산업중산층의 붕괴로 일자리의 양극화 현상과 청년실업 문제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이율배반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4차 산업 혁명을 논의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인 것이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중견사원이 장시간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로 자살을 하고, 우체국 집배원이 장시간의 중노동으로 분신을 하게 된 것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사회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시킨다는 논리와 완전히 배치되는 결과다. 다행이 새 정부에서는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단축과 휴식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집행하겠다고 하고, 국회에서도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어 근로자들이 힘든 노동에서 벗어나 과학기술 발달의 덕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사회적으로 노동을 대체하는 과학기술의 발달은 여가시간의 증가를 가져오는 기회를 제공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은 일자리를 빼앗아가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힘든 노동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역할도 한다.

과학기술 덕분에 생존을 위한 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이 늘어난 사회에서는 일의 문제 못지않게 여가활용 방법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다. 여가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여가를 학술토론의 장(schole) 또는 자기계발(cultivation of self)의 기회로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에 계급의식을 반영한 로마에서는 여가를 로마시민에게만 허용된 자유로운 상태로 인식하였다. 그 결과 고대 그리스인들은 여가를 생동감 있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기회로 인식하여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데 반해 로마인들은 향락과 퇴폐적으로 여가를 이용하는 계기가 되어 거대한 제국이 몰락하는 원인이 되었다.

로마인들이 많은 노예를 거느린 덕분에 일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주어진 여가를 슬기롭게 보내지 못한 결과 사회가 붕괴된 것은 4차 산업 혁명이 가져올 남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할 반면교사라고 하겠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어 늘어난 여가시간을 생동감 있고 창의적으로 보낼 수 있는 여가관리 정책은 일자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늘어난 여가시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문화적 생산과 소비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러한 기회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 혁명을 논의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역할을 할 수 있는 과학기술부문 육성과 더불어 창의적이고도 생동감 있는 여가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다.

/김규호 경주대학교 관광레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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