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침묵의 살인자 라돈 일상 관리가 절실하다
[기고칼럼] 침묵의 살인자 라돈 일상 관리가 절실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8.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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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북 김포대학교 보건환경과 교수
 

요즘 지하수, 학교 교사(校舍), 지하철, 주택 등에서 라돈(Rn)이란 기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지구상에는 오래 전부터 편연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고 있다. 라돈도 그 중의 하나인데 라돈은 토양이나 암반 등에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무색, 무미, 무취의 방사성 기체이다.

반감기가 45억년이나 되는 우라늄(U)으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되고 (따라서 지하수, 건축자재에도 존재), 방사성 붕괴를 하여 3,82일 만에 그 절반이 새로운 고체원소인 폴로늄(Po), 납(Pb), 비스무스(Bi)등으로 변하게 된다. 이들을 ‘라돈 자손핵종’이라고 부른다. 이들 물질 역시 방사선을 낸다.

고체 상태이지만 스스로 미세 분진을 만들어내고 다른 호흡성 미립자에 달라붙어 떠돌다가 사람 폐 속에 들어간다. 라돈 기체와 고체 상태인 라돈 자손들에 반복해 노출되면 방사능이 몸속에 쌓이고, 폐 기저세포가 방사선 에너지를 흡수해 내부 피폭이 일어난다. 특히 α입자 방사선이 폐 조직에 지속해서 손상을 입혀 폐암으로 발전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흡연 다음으로 심각한 폐암 원인이라고 밝혔다. 폐암환자 3~14%가 라돈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한해 폐암 사망자 10%, 약 2만 명 정도가 플로늄, 납, 비스무스 같은 라돈 자손핵종의 누적 피폭 때문으로 인 것으로 발표했다.

최근 미국 암협회에서는 19년 동안 약 14만 명 정도 미국인의 생활환경과 건강정보를 수집해 분석했다. 라돈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살고 있는 여성이 농도가 낮은 지역에 살고 있는 여성에 비해 백혈병, 림프종, 골수종을 포함하는 혈액암에 걸릴 가능성이 약 63%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라돈은 소리 없이, 조그만 틈이라도 보이면 여지없이 토양에서 실내 공간으로 들어온다. 특정 지하 공간만의 문제인 줄 알았던 라돈이 고층아파트에서 높게 검출되면서 라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6년 12월 폐암 유발물질인 라돈에 대하여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대한 정부안을 확정하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와 건설업계 모두 라돈이 위험 물질인 만큼 실내공기질 측정 대상에 포함되는 것에 공감하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실내공기질 측정 방식 탓에 근심이 크다. 실내공기질 측정이 준공 시점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준공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건설 자재들이 사용됐을 것이며 이들 자재 중에 라돈 발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주택 라돈저감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라돈의 자연오염원과 인위적 오염원에 의한 실내유입 및 방출차단에 대한 예측 및 평가 저감방법에 대한 연구개발이 시급한 시점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주택 매매 시 계약서에 라돈 가이드라인을 의무적으로 첨부토록 제도화 돼 있다. 우리도 매매 계약 시 의무적으로 라돈 측정 데이터를 첨부할 경우 친환경 주택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라돈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고도의 산업기술 및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 활동의 대부분은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주간에는 직장이라는 실내공간과 야간에는 가정이라는 실내공간이 주로 생활을 영위하는 장소이다.

따라서 라돈의 위험은 실내에 들어온 라돈의 농도에 비례하고 있다. 따라서 라돈에 대한 일상 관리가 절실하다. 공간 진단을 해야 한다. 라돈에 의한 폐암 발생확률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라돈을 호흡했느냐에 관계되므로 우리의 주거환경에서 라돈의 농도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실내 라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밀하게 주변 환경의 라돈을 진단하고 저감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라돈 위협은 생활 편리만을 위해 광범위하고 무분별하게 땅을 개발하고 채취해 공간을 만들고, 지하에까지 생활공간을 확대한 탓도 클 것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침묵의 살인자 라돈의 문제점은 인간의 개발에 보내는 또 하나의 심각한 신호인지도 모른다.

/박경북 김포대학교 보건환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