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장품시장을 가다-④브라질] 중남미 최대 시장 ‘삼바의 나라’를 개척하라
[글로벌 화장품시장을 가다-④브라질] 중남미 최대 시장 ‘삼바의 나라’를 개척하라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08.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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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시장 규모 293억달러…세계 4위
“미국부터 진출해 브랜드 인지도 올려야”
▲ (사진=잇츠스킨)

중남미 최대 화장품 시장 브라질. 아쉽지만 지금까지 우리 화장품 기업들에게는 신세계나 다름없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K-뷰티 업체들의 브라질 진출 현황은 전무한 상황이다. 리더스코스메틱 등 일부 업체에서 공식 벤더를 통해 소량의 제품을 수출하는 정도가 전부다.

브라질 내에서 K-뷰티의 위상은 아직까지 낮은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화장품의 대(對)브라질 수출액은 43만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K-뷰티 제품의 현지시장 점유율이 미약하나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2014년 0.26%에 그쳤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0.54%를 기록하며 2년 사이에 2배 이상 뛰었다.

이같은 K-뷰티의 성장세는 K-팝이나 한국 드라마의 영향과 K-뷰티 제품의 높은 가성비 덕분이라고 코트라(KOTRA)는 전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브라질 시장에서의 고전에 대해 지리적인 이유와 현지 시장의 특성을 원인으로 꼽았다.

우선 브라질 현지와 한국 사이에 물리적인 거리가 너무 멀다는 설명이다.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비용 등 현실적인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아무리 규모가 크더라도 브라질 시장 진출을 고려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K-뷰티가 활성화되기에는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매력= 브라질의 가장 큰 매력은 시장 규모다. 2016년 기준 293억(약 34조원)달러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전 세계 매출의 7.1%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시장이다.

2015년 경기침체와 달러화 폭등 같은 악재가 발생하면서 23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8.6%)을 기록했지만 올해 브라질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화장품 시장 규모도 다시 성장세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4.5%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 코트라의 설명이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남성용 미용 제품의 매출이 지난 5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약 56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19년까지 세계 1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더불어 친환경·유기농 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의 인기가 높고, 특히 현지 천연원료로 만든 제품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가격이 저렴하고 구매에 부담이 없는 소포장 제품을 선호한다는 특징도 있다.

◇높은 관세와 낮은 브랜드 인지도 극복해야= 브라질 시장 진출을 위해 K-뷰티 업체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높은 관세다.

브라질 정부는 수입화장품에 대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때문에 현지에서 수입화장품 가격은 생산지 가격의 3배가 넘을 수 밖에 없다. 다수의 글로벌 뷰티 업체들(존슨앤존슨, 로레알, 니베아 등)은 관세·비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해 브라질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여야 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 트렌드나 사용법, 진출한 브랜드가 중남미로도 진출의 폭을 넓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이 중남미 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K-뷰티 브랜드가 자리잡으려면 미국 시장부터 공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시장에서 뿌리내린 K-뷰티 브랜드가 아직은 소수인 만큼 중남미까지 전파되기에는 브랜드파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