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현대차, 시총 3위 자리도 내줄 판
사면초가 현대차, 시총 3위 자리도 내줄 판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8.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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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판매부진 해법 無… 노조파업·통상임금 문제도 걱정

▲ 서울시내 한 현대자동차 대리점.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빼앗긴 현대차가 3위 자리까지 내줄 처지에 몰렸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실적 부진 쇼크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노조의 파업과 자회사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가 연간 최대 실적 전망 등을 앞세워 시총 3위자리를 넘보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 찾기가 쉬지 않은 상태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32조1600억원)와 포스코(29조5990억원)의 시총 차이는 2조5610억원에 그쳤다. 8일에는 이 차이가 2조2940억원까지 줄었다.

올해 초반만 해도 10조원에 달하던 두 회사의 시총 격차가 포스코의 급성장으로 좁혀지고 있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향후에도 특별한 반전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반면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중국발 과잉 공급 추세가 꺾이며 훈풍이 불고 있다.

더불어 구조조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악재의 연속 현대차 돌파구가 없다

상반기 실적 부진에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신흥시장 공략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보복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남아있는 이상 부진을 근본적으로 만회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사드 재배치 논의가 탄력을 받으며 중국발 악재의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럴 경우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망 붕괴와 우수 판매인력 이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이 특정 회사 딜러가 다른 브랜드 차량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신(新) 자동차 판매관리법'을 이번달 시행하면서 현대차 딜러의 이탈 현상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와 같은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판매 목표(195만대)의 절반도 채우지 못할 수 있다”며 “중국시장 차질분만 올해 약 12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문제 역시 심각하다.

10일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을 선언하며 지난해에 이어 파업 악재가 재현되고 있다.

사측과 노조는 임금문제 등과 관련해 오는 16일까지 계속 교섭을 진행할 방침이나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노조가 16일 쟁위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을 전면화 할 경우 신차 출고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 결과도 주목된다.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 2만7458명은 2011년 연 750%에 이르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연장 근로 등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지급하라며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과거 분을 소급해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가 승소할 경우 사측은 최소 1조에서 최대 3조원이 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기아차 지분 33% 가지고 있는 현대차도 일정부분 재무 손실이 전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이승현 기자 shlee43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