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능개편] "변별력은 둬야" VS "부분 절대평가는 개악"
[2021 수능개편] "변별력은 둬야" VS "부분 절대평가는 개악"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7.08.1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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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처,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에 부정적
진보 교육단체, '5등급 절대평가' 도입 주장 등
▲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박춘란 차관이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과 관련, 서울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은 전면적인 절대평가 도입에 부정적 태도를 나타냈다.

교육부가 밝힌 1안은 수능 전체 7과목 중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 등 4과목을 절대평가로 치르는 것이고 2안은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는 것이다.

최재헌 건국대 입학처장은 이에 대해 "7과목을 모두 절대평가로 하는 2안은 대학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학 입시에서는 좋은 변별력을 둬야 좋은 학생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안처럼 가면 상위권 대학 지원자의 등급 간 격차가 없다"며 "대학으로선 등급 차가 거의 나지 않는 학생들을 줄 세워서 뽑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대학 측에서는 2021학년도 수능에서 전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학종 비중이 커지는 것은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하기는 하나 너무 커져 버리면 고교 1학년 때 학생부 관리를 못 한 학생은 2, 3학년때 기회가 없어져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엔 논술, 특기자, 정시 등 다양한 전형을 이용해 대학을 골고루 준비할 수 있었는데 수능이 절대평가가 되고 학종으로만 대학에 갈 수 있다면 학생으로선 기회의 박탈"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백광진 입학처장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므로 모르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불합격한 수험생도 '공정한 선발 과정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절대평가 과목이 늘어나면 공정하게 선발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시안 관련 전과목 5등급 절대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진보 교육단체들은 절대평가를 확대하되 국어와 수학, 탐구 등 주요과목은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방안이 '개악'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안은 '수능 영향력 약화'라는 개혁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수학 등 상대평가 과목으로 쏠림현상을 일으켜 과목 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개악 안"이라고 주장했다.

2안에 대해서도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현재와 같은) 9등급제여서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없다"면서 "수능 준비 중심 교육을 지속시키면서 변별력 시비만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교조는 평가했다.

전교조는 "5등급 절대평가를 도입해 수능의 영향력을 대폭 약화하고 이른 시일에 수능을 자격고사화하자"고 제안하면서 "교육부가 이런 제안이 수용된 수능 개혁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안과 2안 모두 수학영역을 문이과 형으로 구분해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지는 않다"면서 "1안은 상대평가 과목에서 과잉경쟁 등이 예상되므로 2안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이과 융합과 학습부담 경감을 위해 국어와 영어, 수학은 (문이과) 공통범위에서 출제하자"면서 "교재를 암기하는 학습방법을 고착시키는 '수능-EBS 교재 연계'는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충분한 의견수렴과 국민적 합의를 거쳐 개편안을 확정해달라"고 당부하면서 "(교총도) 전국 고등학교 교원 대상 대규모 인식조사 등을 거쳐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오는 11일 서울교대를 시작으로 이번 개편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4차례 진행한 후 31일 최종 확정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