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국 '말의 전쟁'에 국제사회 일제히 우려 표명
북한-미국 '말의 전쟁'에 국제사회 일제히 우려 표명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8.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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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EU 등 국제사회 "한반도 비핵화, 평화적으로 달성돼야"
유엔 최고수장도 "극도 우려"… 중국-러시아 "미국이 자제"
▲ (사진=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군사행동 가능성을 경고하는 '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북미는 '전쟁' '불바다' '화염' 등의 단어를 거침없이 사용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북미 관계가 강대강으로 치달으며 한반도는 전쟁전야의 일촉즉발 상황에 놓인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유엔 최고수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우려와 당혹감을 드러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극도로 우려하고 있고, (북미 간에) 대결적 레토릭(언사)이 증대되고 있는 데 대해 당혹스러워(troubled)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책무와 외교적, 정치적 해결을 환경한다는 입장을 거듭 반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강경한 언사와 북한의 추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 우려를 공개 표명한 셈이다.

유럽연합(EU)도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다.

캐서린 레이 EU 집행위원회 외무담당 대변인은 이날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의무를 완벽하게 무조건 준수해야 한다"면서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비핵화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한반도 긴장상황을 주시하며 북미 간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자제를 요청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북한을 위협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며 북미 간 대화를 촉구했다.

네벤지아 대사는 "미국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상대를 자극하는 어떤 행동도 자제하길 희망한다"며 "러시아는 북미 대화 장려를 위해 뭐든 할 준비가 돼있고, 북한 주재 대사관을 통해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미 양국이 주고받는 말폭탄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데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김정은 정권이 이미 핵무기와 미사일에 사활을 걸고 '벼랑끝 전술'을 펴고 있으므로 그런 북한에 으름장을 놓아봐야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로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중재를 거부한 채 도발을 일삼는다면 한반도 긴장만 가속할 것이고 미 행정부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말로 경고했다.

중국은 북미 양측에 외교 및 당 채널을 통해 중재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한반도의 상황은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교착상태에 관련된 당사자들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북미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도 "우리나라(일본)를 포함한 지역 및 국제사회의 안전보장에 대한 명백한 도발로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엄중한 경고와 비난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할 경우)북한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불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북한은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맞섰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