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혜훈 "'無성찰' 홍준표·안철수 비정상… 유승민 정상"
[인터뷰] 이혜훈 "'無성찰' 홍준표·안철수 비정상… 유승민 정상"
  • 우승준·박고은 기자
  • 승인 2017.08.1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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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진 정당? 국민들이 대한민국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중간 지지자층의 지지정당, 불변하지 않아"
"문재인 정부, 핀셋 증세 전에도 할 것 많아"

▲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사진=이혜훈 의원실)

"저 좀 많이 도와주시라."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아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고개를 숙이며 건낸 인사말이다. 지난달부터 전국 민심을 탐방하는 '바른정당 주인찾기' 행사에 주력한 탓일까. 이 대표는 '겸손의 미학'을 구사했다.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에서 우위를 점치려면 '진정성'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른 정당을 향해 예사롭지 않은 견제구도 곁들였다. 이 대표는 한국당의 수장과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를 향해 "비정상"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이긴 정당이 아닌, 진 정당은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럼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난 6월 26일 당대표에 취임한 후 한 달이 조금 지났다. 당대표직 수행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정은 어땠나.

"당대표로 당선이 되고 나니까 '기본 숙제'들이 많았다. 그 숙제 때문에 한 달을 소진했다. 기본 숙제라는 게 다른 것은 아니다. 바로 당선된 날부터 시작되는 언론 인터뷰다. 언론 인터뷰를 50~60번 했다. 엄청 많이 했다. 그 다음 숙제도 당선 된 다음날부터 시작해야 하는 '전직 대통령님 예방'이다. 그 다음은 각 부처 장관들, 국회 내 교섭단체 지도부 예방 등이다. 이 숙제들을 하느라 한 달이 소진됐다.

또 저희 당은 지금 '바른정당 주인찾기 캠페인'을 한다. 이 때문에 일주일 중 두 번은 서울을 비워야했다. 이 캠페인 일정은 새벽부터 밤까지 꽉 찬 일정이다. 그래서 어떻게 한 달이 지났는지 아직도 믿기 힘들다."

- 대표께선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전국 곳곳을 다니며 민심을 청취한 것으로 안다. 직접 마주한 민심은 어떠했나.

"대선 때도 사실 전국을 돌았다. 제가 저희 당 대선후보의 일정담당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때 국민들께선 우리를 붙잡고 '왜 나왔냐' "빨리 들어가라' '쪼개지면 죽는다'라고들 하셨다.

다만 이번에 전국을 다니면서 '변화'가 있다고 확신했다. 요새 '왜 나왔냐'고 말하시는 분들이 없다. 되레 '선거 후에도 찾아오고 고생이 많다' '바른정당이 한국정치를 바꿔주기 바란다' 등의 얘기들이 나온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빨리 끌어안아라'라는 요구를 하신다."

- '끌어안아라' 얘기는 주로 어느 지역에서 많이 들렸나.

"전국 곳곳에서 나온다. 그중 대구·경북 지역을 떠올리면 이 지역이 저희에게 가장 더딘 지역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도 이러한 얘기가 나온다."

- 민심 스킨십을 넓히고 있지만 바른정당 지지율을 보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여론조사가 '조작'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다. 응답하는 소수는 '양 정당(거대 양당)' 지지자 위주인 것 같다. 그렇게 이해를 한다.

중간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불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론조사에서 과소되는 느낌이 있다. 이는 제가 물증을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심증으로 드리는 얘기다. 그래도 저희가 나름 열심히 해서 그런지 처음 4% 지지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12년 구형을 선고 받았다. 이는 역대 재벌 총수들이 받았던 구형 사례들과 비교할 때 최고 수위다. 적절했다고 보는가.

"형량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특검이 주장한대로 '뇌물죄가 성립을 한다'면, '뇌물죄가 인정된다'면 형량이 높을 것이다. 또 삼성의 자금력 등 액수 때문에 그런 형량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단 유무죄는 아직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법원 판결에서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가.

"블랙리스트 판결만 봐도 검찰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나. 그래서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 같다. 다른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든지, 그런 의미는 아니다. 단순히 판결 자체는 저희들이 알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 지난 5·9 대선 때 등판한 대선후보 중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일찍이 당대표가 됐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당권도전을 선언했다. 다만 바른정당 소속 유승민 후보는 두 후보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어떻게 봐야하는가.

"저는 두 정당이 비정상이라고 본다. 선거에 이긴 정당이 아닌, 선거에 진 정당이다. 이는 국민들이 (두 정당에)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 조금 더 본인들은(두 정당의 대선후보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고 더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다.

그런데 한 분은 (대선 끝나자마자) 나오시고, 또 한 분은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대선 조작 사건과 (관계가) 있지 않았나. 안철수 전 의원은 정치적 책임이 있는 분이다. 본인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주역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선에 안 나온 사람이라도 당분간 성찰과 자성의 시간을 지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예상을 깬 부분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유승민 후보가 정상이다." 

- 9월 정기국회가 곧 열린다. 이번 국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국회다. '핀셋 증세(대기업과 부자 증세)'와 '부동산대책' 등이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어떻게 정기국회를 임할 예정인가.

"국민들에게 말했던 '약속' 그대로 간다. 그 약속이라는 것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반대할 것은 대안을 제시하면서 우리 대안대로 결론이 나도록 노력한다'다. 핀셋증세만 해도 이 증세를 가지고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공약을 다 수용할 수 없다. 이 증세만 가지고 정부가 하려는 것은 '새 발의 피'다. 어떻게 나머지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부가) 답해야 한다는 게 우리 당의 문제제기다. 핀셋증세 전에 해야 할 것도 너무 많다.

이번 증세와 부동산, 공무원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서 각 당이 생각하는 게 있다. 추경 때도 우리는 1만2000명 공무원 수가 많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후 우리 당은 공무원 수를 줄였고 그래서 추경이 관철됐다. 우리 안대로 여당을 끌어왔다. 이번에도 우리 안으로 끌어오는 그런 정치를 하려고 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신아일보] 우승준·박고은 기자 dn1114@shinailbo.co.kr,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