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중심지 대형아파트 입주부터 누수
[단독] 서울 중심지 대형아파트 입주부터 누수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8.0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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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수십여곳 하자… 바닥결로로 '축축'
7년전 준공 청라자이부터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

▲ 서울시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입구 전경.(사진=천동환 기자)
9일 입주에 돌입한 '서울역센트럴자이' 지하주차장 수십여곳에 누수와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하자는 7년 전 준공된 '청라자이'부터 입주한지 1년반이 가까운 '청라파크자이더테라스'까지 동일하게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자랑하는 GS건설 '자이'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입주 채비에 한창인 서울시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지하주차장 곳곳은 누수와 곰팡이로 얼룩진 상태였다.

이날 서울지역은 오전 한 차례 소나기가 내린 뒤 내내 맑은 날씨를 유지했지만, 오후에 찾아간 서울역센트럴자이 주차장 지하 2층은 습기로 가득했다. 특히, 바닥은 결로가 심해 한바탕 물청소라도 한 듯한 모습이었다.

GS건설이 지어 9일 입주를 시작한 서울역센트럴자이는 총 14개동 1341세대로 이뤄졌으며, 현재 네이버부동산에는 이 아파트 전용면적 85㎡ 분양권이 9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올라와 있다.

▲ 결로로 축축히 젖은 서울역센트럴자이 지하주차장.(사진=천동환 기자)
▲ 서울역센트럴자이 천장누수.(사진=천동환 기자)
건축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하주차장 누수는 건물 밖 빗물이 벽체에 생긴 균열을 타고 내부로 흘러들어오거나 건물 내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등의 배관이 샐 경우 발생할 수 있다.

건설사들은 "대단지 아파트를 짓다보면 하자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변명을 늘어놓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은 다르다. 과거에 발생됐던 하자들이 지금까지 동일하게 발생되는 것은 기술적 문제이기 보다 건설사의 부주의와 무관심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현장 사진을 직접 확인한 오상근 한국건축시공학회장(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은 "(시공과정에서)이런 정도의 누수 문제 해결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입주민이나 수요자를 무시하는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아주 고질적 문제 중 하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같은 문제는 GS건설이 과거 준공한 몇 몇 아파트들에서도 동일하게 발생돼 왔다.

취재결과 7년전 준공된 인천시 서구 소재 청라자이 지하주차장 내부 곳곳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누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을 찾았던 지난 4일 인천 청라지역은 해가 쨍쨍한 맑은 날이었지만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습하고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천장은 물론 벽 중간 중간에서도 물이 새 나와 주차장 수십여곳을 적시고 있었으며, 누수된 물이 바닥에 고여 있는 곳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누수가 특히 심한 곳에는 '주차금지' 안내판이나 임시 비닐천막이 붙어 있기도 했다.

입주민들과 관리사무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들은 현재 GS건설을 상대로 하자보수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청라자이에서 차로 약 10분거리에 위치한 '청라파크자이더테라스 2단지' 지하주차장 역시 수십여곳의 벽과 천장이 물에 젖어 있었으며, 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작년 3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준공된지 이제 겨우 1년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 인천시 서구 청라자이 지하주차장 천장누수와 '주차금지' 표시.(사진=천동환 기자)
▲ 인천시 서구 청라파크자이더테라스 지하주차장 벽면 균열 및 누수.(사진=천동환 기자)
이처럼 지속적으로 누수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GS건설은 근본적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하자보수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누수발생 등의 하자는 여러가지 가능성에 의해 항상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하자 발생시 법적절차에 따라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누수와 결로 등의 하자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공동주택 지하구조물 누수예방을 위한 방수 설계 가이드라인'을 제작·보급한 바 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