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외교' 강경화 귀국… 나흘간 양자회담만 17차례
'ARF 외교' 강경화 귀국… 나흘간 양자회담만 17차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8.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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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 호응 얻어"
이슈 제대로 언급 않는 등 끌려다녔다는 지적도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마무리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첫번째 다자외교 데뷔 무대인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능동적인 외교를 펼치고 8일 저녁 귀국한다.

지난 5일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강 장관은 첫 날부터 싱가포르,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 회담한 데 이어 6일에는 한-아세안외교장관 회의 일정 속에서도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 1시간여 동안 회담을 가졌다.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 회의 및 ARF 본회의 등 다자회의가 열리는 전날에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와 한일 외교장관 회의를 각각 개최했다.

마지막 날인 이날에도 베트남과 양자회담을 하는 강행군을 소화하는 등 나흘 간 17차례의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는 새로 취임한 강 장관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관심이 높았을 뿐 아니라 우리 정부가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를 주요 4강 수준으로 격상하겠다는 행보로 분석된다.

강 장관은 이번 다자 및 양자회의를 통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우리 정부의 대북 구상을 주요 국가들에 설명하고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아세안(ASEAN) 외교장관은 지난 5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채택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반도 내 항구적 평화 구축을 향한 남북 관계 개선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ARF 폐막을 앞두고 개최한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특히 한반도 문제에 대한 아세안 차원의 별도의 성명 채택이 있었는데 이것이 이후 다양한 회담의 컨셉이 됐다"며 "ARF 회의에서 북핵과 남중국해, 테러 문제 중 압도적으로 북핵 문제가 최우선 현안으로 부각됐고 EAS 회의에서 거의 모든 회원국이 북핵 문제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장관은 6일 개최된 ARF 갈라디너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자연스러운 계기에 만나 3분간 대화를 나눴다. 공식 대화는 아니지만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 당국자와 만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 7일(현지시간)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아세안+3(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알란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요 국가들과의 회담에서 이슈를 제대로 언급하지 않는 등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사드배치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방어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 등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왕 부장은 우리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을 '찬물'이라고 표현하는 등 작심발언을 했다.

이 때문에 강 장관은 "사드 보복을 철회해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원인이 무엇인지, 원인을 어떻게 풀어가야 될지에 대해 서로 의견교환을 하는 가운데 그런 문제에 대해선 시간이 없어서 제기를 못 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번 ARF 외교의 성과와 관련 "우리가 갖고 있는 대북 정책과 베를린 구상에 담긴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대해서 양자 회담과 다자회의 계기에 아주 적극적인 지지와 호응을 얻었다"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압박 국제공조는 물론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라는 담대한 구상에 대해 지지를 확산하는 능동적 외교를 했다"고 밝혔다.

또 강 장관은 "대 아세안 외교를 강화하는 것은 우리에겐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대 아세안 외교를 어떻게 잘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아세안 장관들과 진지하게 협의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