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 '국정원 댓글 논란' 놓고 충돌
민주·한국 '국정원 댓글 논란' 놓고 충돌
  • 우승준 기자
  • 승인 2017.08.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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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추악한 실체 드러나고 있어"
한국 "김대중·노무현 정권 포함해서 전반적인 문제 살펴야"

▲ 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진 국정원 댓글 조작 논란이 최근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모습.(사진=연합뉴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활동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국정원의 정치공작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강조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에 관해서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댓글부대와 관련된 내용이 양파껍질처럼 벗겨질수록 추악한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3년간 민간인 3500명에게 혈세를 들여서 정치·선거공작을 벌였다는 보도는 정말 경악과 공포 그 자체"라고 포문을 열었다.

우 원내대표는 "이것도 빙산의 일각이라니 '히틀러의 나치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을 사실상 나치의 게슈타포로 전락시켰고, 민간인 3500명을 히틀러의 유겐트처럼 사이버 유겐트로 양성해서 정치공작에 활용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원 전 국정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중 최측근"이라며 "서울시 행정부시장부터 행자부장관, 국정원장까지 이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라면 앞장서서 해왔던 사람 아닌가"라고 재차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미 당시 국정원이 청와대까지 댓글 공작 보고를 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원세훈이 종착역이 아님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지위고하를 막론한 철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특히 5개월 남은 공소시효까지를 감안하면 즉각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한 점의 의혹이 없이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검찰의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정원이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국가기관으로 거듭나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국정원 정치공작 관련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가 국정원과 국방부의 선거 개입 정황과 증거를 찾아내고 있다"며 "전방위적 선거공작이 자행된 것이고, 이 정도의 선거공작은 단순히 부서장의 지시나 실무자 개인적 일탈로 믿는 국민은 없다"고 강조했다.

백 대변인은 "이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런 엄청난 범죄를 기획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선거공작' 범죄는 발본색원을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못박았다.

반면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도 개혁해야 할 것은 개혁하고, 또 국가 안보의 핵심 기관으로서 그 역할에 보다 충실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생각을 같이 한다"며 "하지만 이 정부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추진하는 '국정원 개혁'은 다분히 전임 정부에 대한 정치적 보복 차원으로밖에 보일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국정원의 핵심 기능인 '대공 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자칫 국정원을 무력화시키고,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처럼 국정원의 대북, 대공 정보 수집 능력을 땅에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지극히 우려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진정으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개혁하려면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대북 정보 수집 능력'을 사실상 해체했던 재앙적 조치와 보복적 인사를 포함해서 근원적이고 전반적인 문제들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지금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는 단지 보수정권의 잘못과 비리를 억지로 들춰내 적폐로 몰아가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한국당 주장이다.

[신아일보] 우승준 기자 dn111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