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추된 군의 명예회복 ‘갑질’ 장군 처리에 달렸다
[사설] 실추된 군의 명예회복 ‘갑질’ 장군 처리에 달렸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8.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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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의 부인이 공관 병을 상대로 행한 갑질이 하나둘 알려지면서 지난주 에 이어 이번 주 내내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군 최고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에게 충격과 실망을 드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군내 갑질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나라를 지키러 간 청년들이 농사병, 과외병, 테니스병, 골프병 등의 모욕적 명칭을 들으며 개인 사병 노릇을 한다는 자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전 부처 차원의 갑질 문화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해외 공관을 포함해 공관을 보유하고 있는 전 부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경찰 고위 간부들이 의경을 운전기사로 부리는 등의 갑질 의혹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지난7일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를 긴급 소집해 공관 병 뿐 아니라 편의·복지시설 관리 병을 포함한 비전투 분야 병력 운용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기회에 비전투 병력 운용 실태 파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각 군에 따르면 현재 공관 병은 육군이 100여명, 공군이 17명, 해군이 5명, 해병대 8명 등 모두 150여명이다. 군 병영생활 규정에 따르면 공관 병은 공관 시설 관리, 식사 준비, 그 밖의 공식적인 지시 임무를 수행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일부 지휘관들이 공관 병에게 허드렛일 등을 시키면서 문제가 됐다. 공관 병 제도는 당장 폐지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군의 장교가 이런 정신 상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일부 장군 출신들 중에는 옛날에 자신의 공관 병, 운전병 이렇게 인연을 맺었는데 그로부터 10년, 20-30년이 지난 뒤에도 가족 같이 지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경우에 비춰 볼 때 이번 사건을 전체인양 몰아갈 수는 없다. 이럴 경우 군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 군도 변해야 한다. 군은 변하지 않아야 될 것과 변해야 될 것 두 가지가 있다. 변하지 않아야 될 것은 정치권이라든가 권력이라든가 이런 것으로부터 의연한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은 결코 변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변해야 하는 것은 세상이 바뀌고 자기 밑에 있는 부하들의 구성원들이 바뀌었을 때 그 사람들에게 이전까지는 그렇게 대해 줬어도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지금 2017년 정말 현재에 있어서 저런 식으로 사병을 대하는 것은 정말 세상이 경천동지할 일이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다. 그 의무는 국민을 적의 위협에서 보호하라는 것이지 인격을 무시당하며 상관의 잡일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는 지휘관의 본분을 잊고 오로지 줄타기에만 전념해 수뇌부에 오른 장군이 군의 전투력을 얼마나 심각하게 좀먹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케이스 일 것이다. 군의 이번 일로 실추된 명예 회복과 군대 문화 쇄신의 성패 여부는 오로지 ‘박찬주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민은 박 사령관이 8일 군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한 심경으로 우리 군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