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사 특수고용직 보호입법 추진…업계 ‘난색’
보험 설계사 특수고용직 보호입법 추진…업계 ‘난색’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08.0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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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신중한 접근 필요”
월 평균 급여 317만원…일반 정규직 근로자 277만원보다 높아

최근 보험업계 설계사들을 둘러싸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특수고용직 기본권 보장’이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특수고용직 기본권 보장에는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노동 3권 등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물론 보험설계사들마저 난색을 표하고 있는 분위기다.

8일 보험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6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317만원, 손해보험업계는 254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 기준 2015년도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인 242만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보업계 설계사는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인 277만원보다 높았다.

보험업계는 이런 점 등을 포함해 설계사들이 다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와 처지가 다르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특수고용직 보호입법에 설계사들을 포함하면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산재보험 적용을 의무화하면 설계사들의 실질적인 보호 수준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보험회사는 설계사가 단체보험과 산재보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단체보험 가입자가 94.5%에 달했고 산재보험 가입자는 5.5%에 불과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013년 8월에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계사의 75.7%가 단체보험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울러 고용보험 적용의 의무화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설계사가 자영업자로서 고용보험의 보장을 받으려면 보험료를 1년 이상 내야 하는 기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 특성상 이직이 잦아 보험료만 내고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설계사들이 양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인 보험설계사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게 되면 회사 차원에서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비용 부담에 따른 고용 감소 등의 부작용으로 설계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