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회담… '위안부 합의' 입장차 극명
한일 외교장관 회담… '위안부 합의' 입장차 극명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8.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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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담화' 주역 아들에 '친한파'… 변화 기대됐으나
韓 "국민 대다수 수용 못 해"… 日 "착실한 이행" 이견

▲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7일 ARF 일정을 마친 뒤 회의장인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양자회담을 개최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일 외교장관이 취임 후 첫 양자회담을 가진 가운데, 위안부 합의를 놓고 여전히 큰 입장차를 드러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7일(현지시간) 저녁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로 양자회담을 가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월 취임했고,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지난 3일 임명돼 1주일이 채 안됐다. 양국 수장에게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었다.

이날 고노 외무상은 비공개 회담에서 강 장관에게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합의 실시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지적하고, 장관 직속의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취지 및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고노 외상은 우리 정부의 위안부 합의 검토 TF 설치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역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아들으로, 친한파로 알려져있다.

게다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비롯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당사자들이 물러나면서 일각에서는 한일 관계의 긍정적 변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노 외무상은 입각 첫날부터 "(위안부 문제는)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와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 시대 한일합의로 끝났다"며 "위안부 합의가 꾸준하게 이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못박았다.

여기에 이날 강 장관과의 양자 회담에서도 이행을 촉구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결국 위안부 합의 문제를 놓고 이번에도 양국 간 입장 차이만 다시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비공개 회담에 앞서 양 장관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 장관은 "양국 간에는 어려운 문제들이 있지만 자주 소통하면서 서로 지혜를 모아 협의하면서 풀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고노 외무상은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면서 "셔틀외교 복원에 양국 정상이 합의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조속한 방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장관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양국 정상간 상호방문을 추진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회담에서 강 장관의 일본 방문을 초청했고, 두 장관은 외교장관간 상호 방문을 실무 차원에서 계속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