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외교장관 조우… '입장차'만 확인
남북 외교장관 조우… '입장차'만 확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8.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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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ARF 만찬 대기실서 자연스럽게 만남 이뤄져
강경화 "대화 호응 기대"… 北 리용호 "진정성 결여"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저녁(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몰 오브 아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한 외교장관이 다자회의 계기에 만나 우리 정부의 대북 제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7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저녁 마닐라의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 만찬 때 대기실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조우해 대화를 나눴다.

남북한 각료급 고위 당국자가 짧게나마 대면해 대화를 나누기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이날 조우는 누가 먼저 다가간 것이 아닌, 대기실에서 장관들 간 상호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한국 새 정부의 '베를린 구상'과 후속조치 차원의 대북 제안에 대해 북측이 아직까지 아무런 호응이 없음을 지적하고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리 외무상은 "남측이 미국과 공조하에 대북압박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대북제안에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우리측 제의에 담긴 진정성을 강조하고 북측의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우리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입각해 지난달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 회담에 대한 북한 정부의 사실상 거부 입장이 북측 고위 당국자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장관은 ARF에 참석하기 전부터 리 외무상을 만나면 남북 고위당국자 간 대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과 이에 따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 채택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결국 기회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남북대화의 돌파구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은 7일 오후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열리는 ARF 외교장관 회의에 나란히 참석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