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조선땅' 입증할 19세기 日검정교과서 발견
'독도는 조선땅' 입증할 19세기 日검정교과서 발견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08.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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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지도, 울릉도·독도 안 그려… "영토로 인식하지 않은 증거"

▲ 1886년 편찬된 '신찬지지' 권3에 있는 아시아 지도. 독도는 표시돼 있지 않고 독도 쪽으로 국경선이 그어져 있지도 않다. (사진=한철호 동국대 교수 제공)

독도가 조선 땅이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는 19세기 일본 검정교과서가 발견됐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는 지난 3일 개최한 월례발표회에서 오카무라 마쓰타로(岡村增太郞, 생몰년 미상)가 1886년 편찬한 지리교과서 ‘신찬지지’(新撰地誌)의 독도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오카무라 마쓰타로는 1875년 도쿄사범대를 졸업했고, 1885년 출판사 ‘후큐샤’(普及舍)가 발행한 ‘교육시론’(敎育時論)의 편집자를 잠시 맡았다. 이후 1910년대 초반까지 사범학교 교원과 소학교 교장으로 활동했다.

그가 지은 신찬지지 중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해역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일본총도’(日本總圖)는 2012년 국내 학계에 소개된 바 있다.

한 교수는 “‘일본총도’가 독도가 조선 땅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간접 증거라면 이번에 발견된 신찬지지 권3의 ‘아시아 지도’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직접적인 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총도’에는 울릉도와 독도로 추정되는 두 섬을 빗금으로 조선 해역에 포함했다. ‘아시아지도’에는 일본의 국경이 붉은색으로 그어져 있으나 울릉도와 독도 해역은 확실하게 일본 영토에서 제외돼 있다.

한 교수는 “신찬지지의 아시아 지도에 오키(隱岐) 제도는 있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그려지지도 않았다”며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했다면 섬을 그려 넣고 국경선을 더욱 올려서 그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신찬지지의 권2에 실린 ‘일본전도’(日本全圖), 일본 시마네현과 돗토리(鳥取)현을 지칭하는 산인(山陰) 지역의 지도를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특히 일본전도에는 삽입도 형태로 부속도서가 빠짐없이 들어가 있는데, 오키 제도는 있으나 독도는 어디에도 없다.

한 교수는 “오카무라 마쓰타로가 1892년 내놓은 ‘명치지지’(明治地誌)에서도 독도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치지지의 권1에는 일본 각지의 지리 정보를 상세하게 그린 ‘부현명세도’(府縣明細圖)가 있는데, 시마네현에는 오키 제도만 관할 지역으로 그려져 있을 뿐이다. 시마네현에 속한 섬 중에 독도는 없다. 또 ‘명치지지’의 아시아 지도에도 독도는 표시돼 있지 않다.

한 교수는 오카무라의 신찬지지에 대해 “권1은 인가제 교과서였지만, 권2∼4는 일본 문부성이 검증한 교과서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카무라의 지리교과서는 검정을 받았기 때문에 개인적 견해가 아니라 일본정부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할 때 내세우는 고유영토론과 주인이 없어 점유했다는 ‘무주지 선점론’을 비판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