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北리용호에 "미사일 발사·핵실험 안돼"
中왕이, 北리용호에 "미사일 발사·핵실험 안돼"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8.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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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이행 촉구… "한·미에도 긴장 고조 행위 중단 요구할 것"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6일(현지시간)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은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지역 정세와 쌍무(양자)관계 문제에 대해 의견교환을 했다. 특히 중국은 이날 이례적으로 북측에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안보리 결의 위반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관영 인민망은 이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장인 마닐라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더이상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왕 외교부장은 이 외무상과 1시간 가량 회담을 갖고 취재진에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왕 외교부장은 "중국과 북한이 인접 국가로서 쌍방이 다자회의 장소에서 서로 접촉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고 전제하고, 북한에 "안보리가 발표한 대북제재 결의에 냉정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으며,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소망에 어긋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더는 하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찬가지로 관련 당사국 특히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도 더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주한미군 사드배치나 한미간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등에 대한 반대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왕 외교부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는 이미 위험한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동시에 결단하고 담판을 회복할 전환점"이라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관련 당사국에 냉정하게 형세를 판단하고 자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긴장완화, 대화 회복, 지역의 안정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왕 외교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예년과 비교해 강경한 표현이다. 이는 연이은 북측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에 대해 항의 표시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왕 외교부장은 성명을 통해 전날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대북 제재 결의안 제2371호에 대해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최종적 목표는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쌍중단(雙中斷, 북한의 핵개발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이 최선책이란 기존 입장을 재차 밝힌 바 있다.

한편 인민망은 왕 외교부장의 요구에 대해 리 외무상이 어떤 답변을 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