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8·27 전대 출마 결정, 당내 반발도 有
안철수 8·27 전대 출마 결정, 당내 반발도 有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8.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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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당대표 선거 출마"
반대파 12명 성명 발표 "책임정치 실현 위해 반대"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은 안 전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제보조작' 사건 이후 자숙기를 가졌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3일 '8·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새로워져야 이 모든 것의 출발이 가능하다. 당을 개혁의 출발점에 세울 혁신의 기수를 찾는 것이 이번 당대표 선거이고,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제보조작 파문 이후 당이 처한 상황과 연계해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며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며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자신의 입신양명 보다는 당을 생각해 내린 결론임을 강조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당 혁신에 앞서 제 자신을 바꾸겠다. 절박함으로 저를 무장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당과 나라를 받들겠다"며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 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도 밝혔다.

또 그는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정부 여당과도 주저하지 않고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북핵과 미사일 위기, 부동산 폭등, 불안정한 에너지 정책 같은 문제를 두고는 분명한 역할을 하는 야당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최근 '제보조작'에 대한 검증절차를 소홀히 해 큰 문제가 발생한 만큼 신진인사에게 열려있는 당을 만들고 외연을 넓히는 한편 검증하고 확인하는 절차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 전 대표는 "(대선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실패의 아픔을 강하게 느끼는 그만큼 몸을 던져 당을 먼저 살리겠다는 결연한 자세로 전진하겠다"며 "당 재건, 제2창당의 길에 다시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 전날까지 안 전 대표는 자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해 이미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든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전 대표 등을 만나 당대표 선거 출마에 대한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내부 의원들 중 몇몇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당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희생은 지도자의 숙명이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한다"며 안 전 대표가 출마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안 전 대표가 국민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이 불과 보름 전"이라고 꼬집으며 "제보조작 사건에 지도부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것으로 대선 패배 책임이 덮어지고 정치 복귀 명분이 생기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성명에는 조배숙, 주승용, 유성엽, 장병완, 황주홍,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이상돈, 이찬열, 장정숙, 정인화 의원 등 주력인사 12명이 참여한 바, 그의 출마를 계기로 당이 한동안 내홍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