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톡] 청와대 기업인 대화, 생맥주잔 기울이며 동상이몽
[양박사톡] 청와대 기업인 대화, 생맥주잔 기울이며 동상이몽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8.01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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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정치 이야기
양·박·사·톡 (양국장 박박사의 사이다 토크)
정치 현장을 누빈 청와대 출입기자 출신 양규현 신아일보 편집국장과 정치학박사 박기태 한국공유정책연구원장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 속 시원해지는 정치 사이다토크.

[39회] 청와대 기업인 대화, 생맥주잔 기울이며 동상이몽

박 : 양국장 청와대 기업인들과 대화에 다녀왔는지?

양 : 초청대상이 아니니 가볼 수는 없었다. 이틀 동안 기업총수들 열네 분에 ‘갓뚜기’라 불리는 오뚜기 회장님까지 해서 열다섯 분의 기업CEO들이 참석했다.

박 : 예외 없이 셔츠바람에 그리고 줄지어 앉은 모습도 아니고 또 생맥주에 겉모습으로는 부드러웠지만 실제로 이슈들은 무겁지 않았나?

양 : 기업인들이 참석 전에 상생, 비정규직 정규직화, 일자리 만들기 등을 이미 내놓고 간 분들이 많다. 기업들로서는 신정부 출범 이후 걱정이 많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했고, 그 문제만 해도 기업들에게 굉장히 부담이 되고 있고 여당에서 나온 얘기기는 하지만 고소득자, 대기업에 대한 세금인상 이슈가 있다.

박 : 이른바 핀셋증세다.

양 : 그렇다. 게다가 기업들에 일자리를 창출하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라고 한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삼중고다. 갓뚜기라고 불리는 오뚜기의 경우는 그 동안 계속해왔으니 큰 문제가 없다. 다른 기업도 상생차원에서 오뚜기처럼 해야 한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박 : 당장 일자리가 어떻게 되더라도 소득이 돼서 성장을 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서민을 보고한 제스처는 그 방향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라고 하는 부분은 대기업보다는 중기업이하에 더 압박이 간다. 노동집약적 산업을 꾸준히 해 온 곳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 주는 압박은 상당히 큰 모양이다.

실제로 오뚜기는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경총탄생의 모태가 된 전남방직 같은 경우는 몇 십년간 인력을 줄이지 않고 한때 베트남으로 이전 할 생각에도 한국에서 사업을 유지해 왔는데 이제는 견디기가 힘들 것 같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

오뚜기와 별로 상황이 다르지 않을 텐데 한쪽은 정부와 호흡을 맞추는 상황이고 한쪽은 굉장히 곤혹스러워하는 입장이다. 그나마 중기업이라도 되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자영업자들은 상당히 압박이 되고 있다.

또 핀셋증세는 우리가 미처 덜 쳐다보고 있던 고소득자라든지 지금 많은 영업이익을 남겨서 유보자금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세금을 늘려서 세수증대를 하고 소득이 적은 쪽에서는 세금 변동이 없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경제는 언제나 풍선효과가 존재한다. 전가성이 있는 인간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이라 하더라고 결국 핀셋증세로 세율이 올라가면 어디선가 보존을 하게 될 것이고 중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당장 일자리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면 과연 일자리 창출까지 선순환이 가능할지 상당히 우려가 된다.

양 : 대기업도 최저임금에 힘들어 하는데 중견기업, 소기업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저임금을 올리자니 어떻게 보면 아르바이트자리까지 줄어들 형편이다.

그렇다고 고소득자, 대기업 세금을 안올릴 수도 없다. 5년 내에 100대 과제를 실천하려니 재원이 필요하고 세금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요즘 같으면 대기업 회장님들 손오공의 요술봉이 하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할 것 같다. 지금 기업이나 종사자들은 불안해한다.

이론과 현실이 뒤죽박죽 돼 있다. 이론과 현실에서 결국은 현실이 이기더라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기업은 무엇을 선택하겠나? 뻔하다. 기업은 살기위해서 존재한다.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과 저고리 벗고 생맥주 마시면서 좋은 얘기 할 수 있다. 돌아와서 과연 그 자리에서 한 얘기 몇 퍼센트나 실천할 것인가? 지금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정권에서 기업인들 청와대 들어가서 식사하면서 터놓고 토론하자고 해서 얘기해 놓고 나와서 실천률이 얼마나 되는지 체크 해봐라. 결코 높지 않다.

근로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보탬이 되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박박사께서 좀 전에 얘기했던 풍선효과, 한쪽에서 누르면 반드시 한쪽에서 일어나게 돼 있다.

다음 회에 계속...

대담 : 양규현 편집국장, 박기태 정치학박사
정리 :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