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 발원지’ 北 대응 철저하게
[사설] ‘위기 발원지’ 北 대응 철저하게
  • 신아일보
  • 승인 2017.07.3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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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를 감행하면서 한반도 주변 안보 정세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로 인해 4월에 나왔다 잠잠해진 위기설이 8월 또는 9월이라고 나오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미국의 군사적 옵션 얘기가 계속 나오면서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나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이다. 특히 8월 말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 그야말로 봄에 이어 계속 나오는 등 올해 특히 심한 것 같다.

위기설이 나올 때마다 우리 경제가 몸살을 앓았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 가지 않을 조짐이다. 먼저 원·달러 환율이 31일 오전 9시 5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124.4원에 거래됐고 원·엔화 환율도 100엔당 1017.51원으로 전 거래일 기준가보다 7.03원 올랐다. 이런 분위기가 오래 가면 갈수록 우리경제에 악 영향으로 다가 올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도 이날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가 참석하는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관계자들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금융시장,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당연한 조치이다. 회의에서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없어도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 모니터링을 강화도 필요할 것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가 현재까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추가 도발, 관련국 대응에 따라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 경제의 큰 축인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 수출이 양호한 실적을 이어왔지만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 이런 때 안보 위협까지 더하면 수출과 고용, 소비 등 내수에도 안 좋은 영향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수출을 주도해온 반도체는 증가율이 둔화됐고 최근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때문에 호황기가 과거에 비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했다. 따라서 정부 등 관계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금융시장, 실물경제 영향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지난 4월 위기설에 이어 다시 한반도 8월 위기설이 나온 시점에서 정부의 안보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냉철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정부는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세워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미공조를 더욱 굳건히 하고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공조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안보불안이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잔여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한 만큼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베를린선언 등 새 정부의 대화제의를 저버리고 국제사회의 평화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아울러 북한은 더 이상 핵과 미사일이 체제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