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접 노리는 北… 대북압박 속도 내는 美
미국 직접 노리는 北… 대북압박 속도 내는 美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7.31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日아베와 통화서 '국제사회 노력 동참' 요구 합의
중국·러시아에 제재 동참 압박… 헤일리 "대화는 끝났다"
"北붕괴후 상황 美中합의시 북핵 기회"… 미군철수 거론도

▲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감행한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거듭 확인했으며,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선 강한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연일 대북압박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오전 아베 총리와 50여 분간 통화를 했다.

양 정상은 이번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강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을 거듭 요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미일, 한미일, 그리고 국제사회가 공조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나타났듯이 최근 미국은 연일 중국에 대해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트위터에 "중국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며 "그들(중국)은 말만 할 뿐 우리를 위해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는 이런 상황이 지속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30일 성명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현저하게 강화하지 않는 추가적인 안보리 결의는 가치가 없다"며 실질적인 대북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은 최소한 현시점에서는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특히 "북한이 국제평화에 가하는 위험은 이제 모두에게 명백하다"며 "중국은 결정적으로(finally) 이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중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미국의 압박은 러시아에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 불법거래하는 러시아 기업과 관계자에 대해 조만간 금융제재를 발동할 방침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대북압박에 대한 중·러 설득에 시간이 걸림에 따라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포함한 독자적인 추가 대북 제재를 먼저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이처럼 북한 제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이번 북한의 화성-14형 시험발사가 미국이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는 ICBM급의 2차 발사임과 동시에 북한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이번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미국도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한바 있다.

실제 이번 시험발사에서 화성-14형은 고각 발사로 최고고도 3724.9㎞, 비행거리 998㎞를 기록해 30∼45도의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9000∼1만 ㎞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험발사 장소인 자강도에서 쏜다면 미국 동부와 남부 지역을 제외한 본토 상당 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처럼 미국에 대한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노골화 하고 격해지자 북한에 대한 중국의 보다 강력한 태도를 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외교의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29일 "북한 정권의 붕괴 이후 상황에 대해 미국이 중국과 사전에 합의하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제안을 트럼프 행정부 핵심 관료들에게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중국과 사전에 합의할 '북한 정권 붕괴 이후의 상황'과 관련, 북한이라는 버퍼 존(완충지역)이 사라질 것이라는 중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한반도로부터 대부분의 주한미군 철수 공약 같은 것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는 이 같은 제안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한 다른 관리들에게 했다고 NYT는 밝혔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