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해 한미동맹 균열 시도
北, ICBM 발사해 한미동맹 균열 시도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7.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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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9천∼1만㎞ 북한 미사일.... 뉴욕까지 날아간다
김정은 "미국, 무사할 수 없다"… 美 겨냥의지 분명히 해
트럼프 대통령 "역내 동맹국 보호, 필요한 모든 조치" 압박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시험발사를 거듭 시도하며 한미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에 이어 지난 28일 오후 11시 41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급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남북적십자회담과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한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화성-14형 발사를 감행한 거라 북한이 남한과의 평화적인 대화 의지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은 고각 발사로 최고고도 3724.9㎞, 비행거리 998㎞를 기록해 30∼45도의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9000∼1만㎞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서부 연안 대도시는 물론, 5대호 주변 시카고와 뉴욕까지 북한의 핵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을 최대한 멀리 쏘는 등 사정거리를 확보하면서, 이번 화성-14형 시험발사가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28일 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이 정도면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미국이라는 침략국가도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렇게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북한이 보유하면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한반도에 증원 전력을 파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확장 억제력'이 축소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한미동맹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자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동맹국에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북한이 아직 ICBM 기술을 완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앞서 4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에 대해서도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남아있다"면서 "로켓 발사 과정에서 지상 물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확성과 로켓 분리 등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지만 ICBM급 사거리를 갖춘 화성-14형에 대기권 재진입(re-entry)을 포함한 고난도 기술을 더하고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미사일에 장착할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 국토의 안전을 보장하고 역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에 대한 굳건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한미동맹의 균열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이 최근 공개적으로 미사일 방어체계의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북한의 핵공격 위협 무력화를 시도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지난 4일 북한의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 약 1주일 만인 지난 11일 화성-14형의 사정권에 드는 알래스카주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앞서 지난 5월 말에는 북한이 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약 보름 만에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 기반 요격미사일(GMD)로 ICBM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