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는 여의도… 의원들 해외 망중한 예고
텅 비는 여의도… 의원들 해외 망중한 예고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7.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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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 지도부 대부분 휴가…박주선·이혜훈은 제외
'추경 본회의 불참 사태' 여파로 출국 쉬쉬 분위기도
▲ 지난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뒤 7월 임시국회가 산회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름철 휴가철이 다가온 가운데 여의도 국회의 여야 의원들도 이번 주 무더기로 해외로 나가 망중한을 즐길 예정이다.

여야 의원들은 조기 대선부터 새 정부 출범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데다 인사와 추경, 증세와 탈원전까지 쟁점 현안을 두고 한 치 양보 없는 대치 양상을 이어왔다.

이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제히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한편, 일선 의원들도 공무상 출장, 가족 여행 등을 목적으로 상당수 해외로 나갈 예정이다.

때마침 보좌관들까지 휴가를 내면서 8월 초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텅 빌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출국해 불교단체와 함께 중국과 몽골의 실크로드를 순례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불자 모임인 정각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지난 25일 미국 보스턴으로 출국했다. 의료계와 한의학계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을 단장으로 한 여야 의원 6명은 국회 한·중남미포럼 대표단 자격으로 파나마와 엘살바도르를 방문, 현지 국회의장과 대통령 비서실장, 부통령, 외무장관 등을 만나 의원 외교를 하고 지난 29일 귀국했다.

이번 일정에 참여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한·중남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을 위한 상대국 국회의장단의 높은 지지 분위기를 만들어 우리 경제 활력을 높이는 돌파구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박정, 정재호 의원과 함께 자체 '북방경제원정단'을 꾸려 지난 27일부터 아흐레간의 일정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했다.

아시아 경제협력, 가스관과 대륙철도 연결, 북극 항로 개척 등에 관해 현지 관계자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경우 다음 달 2일부터 13일까지 이란, 파키스탄, 미얀마 등을 순방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과 공식 만찬에 참석한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6명이 수행한다.

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권미혁, 신보라, 김삼화, 이정미 의원은 다음 달 2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와 독일을 방문해 상임위 업무와 관련한 기관을 방문한다.

정당 지도부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여름 휴가를 즐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우원식 원내대표는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번갈아 휴가에 들어간다.

원내회의는 우 원내대표가 주 후반에만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정국 구상을 위해 고향인 경남에 내려가 '정당의 생명력, 영국 보수당'과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 등 책 2권을 탐독할 계획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가족과 함께 교회 수련회에 참석해 피로를 달랜다.

다만,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준비,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전국 순회 캠페인에 각각 매진하며 휴가를 따로 쓰지 않기로 했다.

한편, 최근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의 표결 불참 사태와 충북도의회의 외유성 해외 출장에 대해 국민적 비판이 일었던 만큼 해외 출장 사실을 쉬쉬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해외는 어디 알리지 말고 조용히 다녀오라고 신신당부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