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나홀로 죽음
[데스크칼럼] 나홀로 죽음
  • 신아일보
  • 승인 2017.07.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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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을 때까지 스스로 홀로인 동시에 타인과 관계를 맺어가는 역설적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늙어가면서 서로의 존재만으로 소중했던 인간관계, 직장생활, 가정생활의 추억은 무의식 속으로 침잠하거나 하나 둘씩 사라질 뿐이다. 사람들이 “나는 외롭고 고독하다. 어떻게 해야 외로움을 사라질까? 하지만 실제로 고독 병에서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고령화라는 사회 변화 속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어 이제는 ‘고독사’(孤獨死)가 ‘강 건너 불’이 아니라 커다란 사회문제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1232명이었다. 지난 2011년 693명에서 2012년 741명, 2013년 922명, 2014년 1008명, 2015년 1245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5년 동안 무려 77.8%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60대가 24.6%, 70대가 23.6%로 60대 이상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현상을 방증하는 수치로 대부분 고독사로 나타났다.

실례로 사회와 단절된 60대 여성이 나 홀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부산시 동구 초량동 한 빌라에서 A(61)씨가 뼈만 남은 상태로 발견됐다. 빌라 주인인 B(70) 씨가 A씨 집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검안 결과 A씨는 숨진지 4~5개월 정도 된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사회와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음에 이른 것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 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옆집과 담을 쌓고 사는 세상이라지만 이토록 이웃에 무심할 수 있단 말인지 모르겠다.

여기에다 더해 고독사가 이젠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특히 최근에는 50대 남성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광주에서는 최모(52)씨가 집안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전기요금이 밀리자 집을 찾은 검침원이 시신을 발견한 건데, 숨을 거둔 지 이미 석 달이 지난 뒤였다.

독거노인들과 달리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이다 보니, 좀처럼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도 않아 문제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고독사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문제와 함께 가정의 핵가족화로 나홀로 1인 가구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버림받는 부모가 늘어나면서 그늘진 곳에서 외롭게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외로운 사람은 없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얘기할 수 있는 누군가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만큼 슬픈 일은 없다.

이 시간에도 단절된 생활 속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당신들의 아픈 몸을 질책하며 미래에 대해 절망하는 많은 독거노인들이 우리 곁에 살아가고 있다.

만사는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아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사회 고령화 그늘을 잘 살펴보고 지금껏 나타난 문제점과 향후 예측되는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