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하 카드' 맞불 한국당… '역풍'에 속내 복잡
'담뱃세 인하 카드' 맞불 한국당… '역풍'에 속내 복잡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7.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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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부 세제개편에 딴지… 제2의 국정농단 다름없어" 맹비난
국민·바른 "포퓰리즘 정당" 공격… 민주당도 동시 공격 '양비론'

▲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여권의 초고소득 증세 움직임에 맞서 '담뱃세 인하'카드를 내놨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 3당도 연일 한국당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한국당을 향해 '국정농단'이나 다름없다며 맹비난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제멋대로 올린 담뱃세, 유류세를 아무런 사과나 반성 없이 정략적 태도로 다루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딴지를 걸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조세 정상화를 가로막아 보겠다는 심보다. 박근혜 정권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국민의 세금까지 정략적으로 다루는 건 뼛속까지 당에 남아있는 국정농단 습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혈세 갖고 장난치는 한국당은 국민 우롱을 중단하고 각성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한국당을 '포퓰리즘 정당'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초고소득 증세'를 추진하는 민주당도 싸잡아 비판했다.

증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단 거리를 두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세법개정을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포퓰리즘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계산과 선거용 정략만 앞세우는 무책임한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비대위원장은 "생산적 재정개혁 논쟁이 아니라 무책임한 세금 포퓰리즘으로 흐른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도 "한국당은 포퓰리스트가 되어 자신들이 올려놓은 담뱃값을 무작정 인하하는 자가당착에 빠졌다"며 "정부 여당에 무조건 맞서기 위한 맞불성격의 감세 추진은 책임 있는 정당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을 향해서는 "국가재정을 판돈으로 무모한 내기를 하고 있다"며 "증세는 정부정책의 수단이어야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한국당이 애초 여당시절 금연정책의 하나로 담뱃세를 인상해놓고서는 이제와서 '서민감세' 프레임을 내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긴 것을 사과하고 당을 해산한 다음에 바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국당은 일단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 담뱃세 인하 추진에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됨에 따라 내부 분위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당의 투톱인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엇박자를 보임에 따라 당내 갈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담뱃세, 유류세 인하에 민주당은 반대하고 있지만 서민 감세 차원에서 우리는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날 "(담뱃세 인하는)아직 당론이 아니다"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는 "담뱃세 인하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충분히 들어보고 (당론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투톱 간 이 같은 시각차를 놓고 '홍준표 체제' 출범 직후부터 징후가 드러난 양자의 신경전이 담뱃세를 놓고 재개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론도 냉랭한 반응이다. 집권여당 시절 인상을 강행하더니 '서민 감세'라는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이를 되돌리려고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홍준표 당 대표가 지난 19대 대선에서 당 후보로서 내건 공약이기도 한 만큼 담뱃세를 인상할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지만 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