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험은 시작됐다"
[기자수첩]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험은 시작됐다"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7.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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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인터넷포털을 통해 연재되고 있는 '신의 탑'이란 웹툰에는 도전과 실패, 성공을 경험하며 탑을 오르는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두려움과 아픔을 이겨내고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는 탑의 꼭대기를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가 하면, 어떤 이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가 두려워 지금 있는 층에 머물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더 높은 곳으로 아무리 오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중개업계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큰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지금 머물고 있는 층에서 한 단계 높은 층으로 올라갈지 말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탑의 주인공들이 시험에 통과하면 다음 층으로 이동할 수 있듯 부동산중개업계도 도약을 위한 어려운 시험문제를 하나 받아들었다. 바로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이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공인중개사협회도 적극 동참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가 변화를 주도하고 업계가 동참하는 형태다.

혹자는 '전자계약이 별거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들에겐 그 활용 방식에 따라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전자계약이 상용화 될 경우 시공간을 초월한 개인간 직거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등등의 이유로 그 동안 전자계약 도입을 반대해 오던 공인중개업계가 변화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큰 결심을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부는 업계의 생존권이나 협회의 정체성을 상당부분 보장할 수 있는 '당근'을 내줬다. 그렇다하더라도 서로 반대편에 서있던 양측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한 방향을 향해 걷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다만, 이 같은 협력은 정부와 공인중개사들간의 단순한 상부상조로 그쳐선 안된다. 전자계약을 통해 부동산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데 뜻을 모아야 한다.

주인공이야 다들 그렇지만, 신의 탑 속 불멸의 주인공 '밤'은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준다.

결국 변화를 피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만이 탑을 오르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