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안 맞는 OPEC… 유가 상승 ‘도루묵’
손발 안 맞는 OPEC… 유가 상승 ‘도루묵’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7.25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이지리아, 감산대열 동참에도 산유국간 감산합의 ‘제각각’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유가 상승을 위해 감산 '카드'를 내놓고 있지만, 회원국 간 엇박자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특히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형식적 동의에 그치며 유가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산유국 회담이 나이지리아의 생산량 상한에 동의 외에는 뚜렷한 성과물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그간 내정 불안을 이유로, 산유량 감축 합의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던 나이지리아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80만 배럴로 제한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감산 합류에도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는 OPEC의 여전한 부담이 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감산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량 감축 조치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칼리드 팔리흐 석유장관은 8월 수출물량을 하루 660만 배럴로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평균 수출물량보다 70만 배럴 줄어든 규모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특히 여름철 석유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흐름과 맞물려 일종의 '반짝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OPEC이 산유국 생산량을 줄여 국제유가를 띄우더라도,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숨통을 틔워주면서 미국의 시장점유율만 높여주는 역설적인 구조가 유가상승을 막는 근본적인 딜레마라는 분석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OPEC 합의에는 이미 금이 가고 있다"면서 "감산합의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mission impossible)"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하는 데에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축 소식에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은 배럴당 0.57달러(1.3%) 상승한 4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신아일보] 이승현 기자 shlee43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