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불법도청' 책잡힌 LG화학, 개인일탈로 몰아
'노조 불법도청' 책잡힌 LG화학, 개인일탈로 몰아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7.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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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공식사과 요구 등 노조 반발에 수사의뢰 담은 사과문 발표
▲ LG화학의 전북 익산공장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의 ‘노동조합 불법도청’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노조 불법도청’ 문제를 직원 개인일탈로 매듭지려다 노조의 강력반발에 부딪치며 뒤 늦게 수습에 나섰다.

25일 LG화학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 회사 익산공장에서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도중 사측이 노조 휴게실에 도청 장치를 설치했다가 노조 간부에 의해 발각됐다.

노사 협상이 잠시 정회된 상황에서 휴게실로 이동한 노조 간부들이 마이크 형태의 도청 장치를 발견한 것이다.

이 마이크는 줄을 통해 옆방으로 연결됐고, 녹음 기능까지 장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실무 직원이 업무에 참고하기 위한 직원 개인의 판단 사인’이라며 사건을 개인일탈로 몰고 갔다. 또 ‘실제 녹음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사건의 심각성을 간과했다.

그러나 사측 태도에 노조 측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곧바로 진상조사 약속과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실제 일부 노조 간부들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LG화학 본사를 항의 방문해 경영진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사건이 커지자 25일 사과문을 배포하고 “회사 측에서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제3자인 사법기관 등에 조사를 의뢰해 철저하게 진상을 밝힐 방침”이라며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노조와 함께 외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LG화학은 배포된 사과문과 달리 언론의 취재 요청에는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 본지 지방주재기자는 익산공장을 방문, 사건 당사자를 만나려 했지만 출입마저 저지당했다.

[신아일보] 이승현 기자 shlee43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