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물난리 외유’ 충북도의원 귀국… ‘특권’도 적폐청산해야
[기자수첩] ‘물난리 외유’ 충북도의원 귀국… ‘특권’도 적폐청산해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7.23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 속에도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났던 충북도의원들이 입국했다.

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1)·최병윤(음성1)·박봉순(청주8) 의원 등은 지난 18일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로마 등을 둘러보는 유럽연수를 떠났다.

이들이 연수를 떠난 날은 16일 청주 등 충북 중부권에서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가 발생한 지 불과 이틀 뒤였다. 당시 도민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까지 막대한 상황이었다. (19일 실종자 숨진 채 발견, 총 인명피해 사망 7명)

그럼에도 이들은 출국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져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박봉순 의원과 최병윤 의원은 지난 20일 조기 귀국해 사과회견을 한 뒤 다음날부터 청주에서 ‘속죄’의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김학철·박한범 의원은 2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의원은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대 한 비하 발언으로 더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

김 의원은 프랑스에 머물면서 일부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제가 봤을 때는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 충북도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외유에 나선 것에 대해 여론이 비판하자 이를 두고 막말을 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논란이 커지자 당 소속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을 지난 21일 제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당 소속인 최병윤 의원에 대해 오는 25일 도당 윤리심판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자연재해로 고통과 실의에 빠진 도민을 곁에서 돕고 위로해야 마땅한 도의원이 버젓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는 사실에 국민은 배신을 당한 기분이다.

더욱이 도의원들의 여행경비로 1인당 도민의 혈세 500만원씩 지원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이들은 비행기에 오를 때 무슨 생각이었을까.

여론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판단력이 전혀 없는 것이고, 생각하고도 출국을 강행한 것이었다면 여론을 무시한 오만한 처사다.

특히 김 의원은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고도 했다. 국회의원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문제될 게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국회의원과 지자체 의원의 특권도 적폐청산 우선순위에 넣어야 할 것 같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