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하성용, 4년새 전임자에 비해 연봉 2배 '급증'
KAI 하성용, 4년새 전임자에 비해 연봉 2배 '급증'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7.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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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김홍경 6억5천→2017년 하성용 12억1천
▲ 20일 오후 방산비리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서울 중림동 사무소에서 관계자들이 임시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회의실 앞에 서 있다. 이날 오전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하성용 전 대표가 재임 기간 보수를 두 배 이상 올려 받은 것이 드러났다.

금융감동원 전자공시 시스템은 지난 5년간 KAI의 사업보고서를 공개하며 이 같은 사실을 23일 전했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하 전 대표가 2013년 5월 취임한 이후 KAI 대표의 연간 보수는 6억원대에서 12억원대로 두 배 넘게 급등했다.

하 전 대표의 전임인 김홍경 전 대표는 2012년 6억5200만원을 받고 2013년에는 퇴직금을 포함해 5억58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반면 하 전 대표의 2014년 보수는 7억5600만원으로, 2년 전 대표이사의 총 급여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

게다가 이듬해 하 전 대표의 연간 보수는 8억3100만원으로 다시 7500만원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12억1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임 대표와 비교하면 4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보수가 오른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KAI는 민간기업이나 8조원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방위산업의 특성상 납세자들의 돈이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대표이사의 보수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하 대표가 재직하던 기간에 KAI의 실적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에, 하 전 대표의 연간 보수가 크게 오른 것을 경영상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2014∼2017년 하 전 대표의 보수를 내역별로 분석해 보면, 급여가 6억7800만원에서 9억26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가까이 올랐고 상여도 6900만원에서 2억7300만원으로 2억원 넘게 상승했다.

현재 검찰은 KAI가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수백억원대의 뒷돈을 수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하 대표 등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파헤치고 있다.

비자금 조성 등 일련의 혐의와 맞물려 2013년 5월 사장에 취임했다가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한 하 대표의 '연임 로비' 가능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대우중공업·삼성항공산업·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통합돼 설립된 국내 최대 방산업체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