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반응 없는 北… 내일 군사회담 사실상 '불발'
여전히 반응 없는 北… 내일 군사회담 사실상 '불발'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7.2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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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오늘까지 호응 기다릴 것"
회담 불발 시 21일 입장 내놓을듯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일을 하루 앞둔 20일에도 북한이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오는 21일로 계획됐던 군사회담이 사실상 불발됐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우리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 제의와 관련해 현재까지 북측의 반응은 없다"면서 "우리 정부는 오늘까지 북측의 호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한에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적대행위 중지를 위해 오는 21일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하면서 회신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하루 전인 이날까지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사실상 정부가 제의한 21일 회담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만일 북한의 '침묵'이 계속될 경우 정부는 21일 중 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밤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호응한다고 하더라도 대표단 명단 교환과 회담장 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21일 회담 개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또한 북한은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남북 적십자회담도 내달 1일 개최하자고 제의하며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로 회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정세론 해설에서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의 대북제재 동참을 들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지적했다.

북한의 이 같은 침묵에도 일각에서는 북한이 '직접적인 거절' 의사를 표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대화 제안을 완전히 걷어찬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울러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제의에 대해 추후 수정 제안을 내놓으며 우리 정부가 제의한 군사회담에 대해 포괄적인 정치·군사회담을 역제안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내놓을 반응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북측에 제의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적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북한의 반응에 따라 관계 부처와 협의해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