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대구·경북 구애경쟁 본격화
보수야당, 대구·경북 구애경쟁 본격화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7.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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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TK 발전협의회 창립대회…바른정당, 19일부터 TK 방문
지난 1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바른정당·한국당 TK 지지율 17% 동률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체 창립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이 당의 심장인 대구·경북(TK)을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자유한국당은 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대구·경북 발전협의회' 창립대회를 개최해 TK에 대한 애정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창립대회에는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대구경북 의원과 당협위원장·시도지사·시도의회의장 등 32명이 함께했다.

당 관계자는 협의회 창립 배경에 대해 "당의 중심인 TK지역의 현안을 당차원에서 해결하고 예산을 확보해 TK 민심을 다독거리는 일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앞으로 월1회 정례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당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 우파가 궤멸했던 상황에서 TK 지역에서 새롭게 당을 재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TK는 이 땅의 산업화를 이뤄 5천 년의 가난을 벗어나게 해준 중심세력"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한 "TK가 지난 허물을 벗고 오늘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모두 힘을 합쳐 TK가 대한민국 선진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이현재 정책위의장도 "대구경북은 한국당의 중심으로 우리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지켜주고 중심적 역할을 해주는 곳이다"라며 "앞으로 대구경북이 하나의 지역이 아니고 한국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정책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최고위원 역시 "지난 대선때 사무총장을 하면서 우리 한국당은 대구경북 없이는 살 수가 없는 당이고, 대구경북이 우리당의 중심이자 진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런데 그때 TK에서 우리당에 실망을 하고 어디론가 가고싶은 마음을 가졌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이후 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대구를 6번이나 찾아간 이후 관심이 돌아옴으로써 그나마 지난대선에서 24%를 획득하게 됐다"며 "이제는 우리가 그런 사랑을 준 TK에 보답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창립대회에 참석해 "개인적으로 지방에서 20년의 세월을 보냈는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대구·경북이 함께 지원하겠다는 뜻을 모은 건 처음이다"라면서 "물론 세상이 바뀌기도 했지만 절박감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국당의 TK에 대한 절절한 애정구애는 바른정당과의 보수적자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14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TK에서의 정당지지율은 민주당이 33%로 1위를 차지해 멀찌감치 달아났고, 신생 정당인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17%로 동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바른정당은 대통령 선거 이후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진정한 보수'를 외치며 한국당에서 빠져나온 바른정당도 TK 민심얻기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유승민 당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가 이어져 한국당과 유사하게 당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한국당으로 탈당하는 의원들의 러쉬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존재한다.

바른정당은 의석수 20석으로 원내정당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에서 지는 양상으로 돌아간다면 한국당으로의 탈당 러쉬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이혜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임시국회가 끝나는 19일부터 1박 2일로 TK를 찾아가 지역주민을 만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정당지지율에 대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9%였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