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에 매몰된 ‘官’… 역풍 우려
재생에너지 확대에 매몰된 ‘官’… 역풍 우려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7.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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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지자체·공기업 중심의 재생에너지 바람 규모 아닌 내실 따져야 ”

문재인 정부가 설비 보급을 2배 수준으로 확대,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늘리겠고 천명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의 신재생 열풍이 도는 넘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련업계는 ‘관’ 중심의 신재생 설비 구축 바람이 시장 확대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자칫 규모만 키우는 역효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범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태양광·풍력을 80% 수준으로 확대, 연평균 2GW씩을 추가 보급한다는 계획안을 내놨다. 이는 현재의 2배 이상의 규모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관련 규제 완화에도 나선다. 특히 도로·주거지역과 500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태양광 발전시설 규제와 지자체의 개발행위 허가 지침 등을 완화할 방침이다.

공기업들도 신재생 바람에 편승하고 있다.

우선 농어촌공사는 올해부터 충남 당진 석문호와 대호호, 전남 고흥호 등에 280MW규모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을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농어촌공사는 공사가 관리하는 담수호를 사업자에 부지로 제공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임대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석탄화력의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은 발전공기업들과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이들 공기관은 인허가 권한을 쥔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다양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을 추진하고 있다.

◇ 신재생 프로젝트 남발 지자체, ‘도’ 넘었다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방자치단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쟁적인 지자체의 신재생 사업이 자칫 공염불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탈원전 바람을 탄 부산광역시의 신재생 확대 정책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부산시는 최근 전력기업인 한전과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및 태양광 발전사업 확대,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도시 서비스 사업 등을 합의했다.

또한 한국산업단지공단 등과 도심 시설물을 활용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개발 및 에너지저장장치 사용을 확대하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30%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감당하기 힘든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쏟아내고 있다.

부산시 외에도 각 지자체별 신재생 정책을 살펴보면 ‘대규모’ ‘거침 없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들은 이로 인한 부작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전기 농사’라는 슬로건으로 대대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에 나섰다 출발 1년여 만에 삐걱거리며 지금은 관련 정책에 따른 원성만 듣고 있다.

신재생발전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의지와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관 중심의 경쟁적 프로젝트 남발은 경계해야 한다”며 “보급률 제고나 시장 확대만을 추구하는 모양새보다는 민간 중심의 발전사업자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이승현 기자 shlee43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