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동북아역사재단'… 올 상반기 연구서 출간 '0'
'잠잠한 동북아역사재단'… 올 상반기 연구서 출간 '0'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07.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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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방식 바꾸고 연구 발굴에 중점" 해명에도 실적 저조 논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동북아역사재단이 올 상반기에 단 한 권의 연구서도 출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2017년에 간행된 도서는 지난 2월 독도에 관한 역사적·지리적 사실을 간단하게 정리한 56쪽 분량의 ‘한일 역사 속의 우리 땅 독도’ 소책자 뿐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출판 실적은 2015년 9월 현 김호섭 이사장이 취임한 직후 급격1 1 1히 줄었다. 2014년 18권, 2015년 14권, 2016년에는 11권만 출간하며 해마다 감소했다. 

이에 대해 동북아역사재단 측은 “올해 ‘외국인을 위한 고조선사’, ‘포스트 동북공정 중국의 고구려사 연구동향 분석’ 등 20권을 펴낼 계획”이라며 “자체 출판에서 위탁 출판으로 출판 방식을 바꾸고, 출판 수량보다는 우수한 연구 성과 발굴에 중점을 둔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단으로부터 받은 출판 계획에 따르면 6권만 출판사가 정해졌고, 나머지 14권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태다.

제일 큰 문제는 연구서가 간행되지 않으면 학자와 일반인들이 성과를 공유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재단의 주요 기능에는 ‘동북아시아 역사와 영토 문제의 홍보·교육·출판 및 보급’이 명시돼 있다.

지난해 9월 재단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김 이사장은 ‘역사·영토 연구의 중심기관’, ‘동북아 역사와 독도 관련 분야의 학술적 토대 구축’이라는 비전을 선포했지만, 실제로는 역행하는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연구서 발간은 동북아역사재단이 해야 할 주된 임무인데, 한 해에 10여 권을 내는 것은 너무 저조한 실적”이라며 “재단이 6개월에 한 번꼴로 공개하는 중국의 한국사 연구동향 자료를 보면 지금도 중국 학자들이 한국 고대사를 매우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주년을 맞은 재단이 연구 패턴을 바꿨을 수는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