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톡] 정권 승자독식의 과잉, ‘협치’ 발목 잡는다
[양박사톡] 정권 승자독식의 과잉, ‘협치’ 발목 잡는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7.13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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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정치 이야기
양·박·사·톡 (양국장 박박사의 사이다 토크)
정치 현장을 누빈 청와대 출입기자 출신 양규현 신아일보 편집국장과 정치학박사 박기태 한국공유정책연구원장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 속 시원해지는 정치 사이다토크.

[31회] 정권 승자독식의 과잉, ‘협치’ 발목 잡는다
추미애 대표의 입...특검 부르나

양 : 문 대통령께서도 “G20 정상회의를 하고 돌아와서 보니 국회는 한발자국도 나간 것이 없다”고 했다. 일단 여당을 우호적으로 도와줄 수 있었던 국민의당이 대선기간 중 제보조작사건 때문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보인다.

박 : 원칙적인 측면에서 대선이라는 국면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되고 나면 그만이라는 정치권에 깔려있는 대마불사론이 낳은 또 하나의 불행한 결과라고 본다. 

(제보조작사건이)몸통에 까지 갔건, 일부 부분에 있어서의 조작 행위였건 간에 절대로 용인돼서는 안되는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어떤 과오가 있었을 때 여기에 대한 책임, 국민에 대한 정치 도의적인 문제, 원칙적인 문제가 실종되고 있는 점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양 : 제보 조작사건이 평당원인 한 사람이 조작해서 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있다. 일단 어떤 후보가 선거를 치르는데 있어서 선거운동 기간에는 일일이 보고 받고 결정할 경황이 없다고 본다.

안철수 당시 후보를 두둔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국회의원 출마 후보도 그럴 경황이 없을 텐데 대통령 후보가 제보조작을 보고를 받고 해라 말아라 할 만큼 여유가 있을까 싶다.

박 : 아니다. 크고 작은 문제이건 간에 선거캠프 내에서 어느 정도 크든 작든 직함을 가진 사람에게서 이런 문제가 일어났다면 그것은 국민의당이 책임을 져야 하고 후보자도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져야한다.

양 : 그렇다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있다. 하지만 지금 얘기하는 것은 그 사건에 당시 안 후보가 직접 개입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가 가장 핵심 아닌가? 일단 국민의당에서 자체 조사를 했고 검찰조사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서 얘기하자면 안 후보가 국민의당 자체조사 결과처럼 몰랐고 단독 범행이었다면 지금 안 후보가 검찰조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내가 봐도 좀 난감할 것 같다.

그런데 일단 자기 당에 와서 당원으로서 선거운동을 한 사람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것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있다.

박 : 다만 과유불급이라고 이 문제가 또 어떤 측면에서 과하다. 이 문제에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 같은 경우는 과해서 일어나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미필적 고의’라는 부분이 추미애 대표는 법률가 출신이다.

이런 법률가 출신 대표 입에서 ‘미필적 고의’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피의자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이유미씨에 대해서도 미필적 고의를 적용한다는 부분들. 구체적인 적용항목까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식으로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이것은 또 오해를 받을만한 과잉이라는 것이다.

양 : 그러니까 국민의당에서 주장하는 것이 여당대표가 검찰수사의 데드라인을 정해줬다고 한다. 사실상 수사나 판결에 앞서서 정치권에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법권의 독립, 사정기관에 대한 간섭이고 이 정부가 주장하는 검찰의 독립을 굉장히 훼손하는 행위다. 그런데 이미 여당대표가 미필적 고의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박 : 그리고 또 하나는 이것이 우리 정치권에 만연한 승자독식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해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국민의당이나 더불어민주당도 큰 지지 기반이라면 호남을 가지고 있지 않나?

사실상 호남을 근거로 정치를 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닌 두 정당이다. 이 정당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음으로써 승자독식의 유혹에 있어서 국민의당의 호남지지까지 와해 시키자고 하는 의도가 엿보인 것 아닌가하는 과잉이다. 나는 이렇게 본다는 것이다.

양 : 그런데 재밌는 일이 있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슬쩍 끼어들었다. “제보누락사건은 곁가지이고 몸통은 취업특혜를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슬쩍 국민의당편을 들어주는 척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불을 질렀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당에서 나오는 말이 특검해서 다 밝히자고 한다. 그러나 이 정국이 계속 평행선만 긋고 갈수는 없지 않나?

박 : 권력 승자독식의 문제에 있어서 권력을 쥐면 어떻게 해서든지 맘대로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이 문제는 그 부분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풀리기 어려울 것이다. 보통 야당이 발목 잡는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정국에 있어서는 여당의 관용, 아량이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본다.

양 : 민주당의 관용 그리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혔을 때 서로가 다 수용한다는 입장을 가져야만 국민의당의 제보 조작사건은 마무리 될 것이다. 이 사건과 함께 장관, 국무위원들의 인사청문회로 인해서 두 달간 국회가 공회전 하고 있다.

다음 회에 계속...

대담 : 양규현 편집국장, 박기태 정치학박사
정리 :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