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납치·살해' 현장검증 종료… 태연히 범행 재연
'골프연습장 납치·살해' 현장검증 종료… 태연히 범행 재연
  • 박민언 기자
  • 승인 2017.07.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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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우·강정임 호송차서 내리자 욕설 "악마들아 죽어라"

▲ 창원에서 발생한 '골프연습장 40대 주부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심천우가 7일 오전 고성군의 한 버려진 주유소에서 현장검증하고 있다.

경남 창원 한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현장검증이 7일 오전부터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께 피해자 여성을 납치한 장소인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시작된 현장검증에는 경찰과 피의자 심천우(31·구속), 강정임(36·여·구속)이 탄 차량이 도착했다.

피의자들이 수갑과 포승줄에 묶인 채 호송차에서 내리자 유가족과 시민 등 60여 명은 이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악마들아 죽어라’, ‘왜 밥 먹고 살아있냐’ 등을 비롯해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냈다.

이들의 얼굴을 보자 흥분을 참지 못한 피해자 A(47·여)씨의 남편은 욕설을 퍼부으며 폴리스라인을 넘어 심천우에게 달려들었지만, 경찰관들의 만류로 현장 외곽으로 밀려났다.

A씨의 어머니도 현장을 찾아 피의자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눈물을 쏟았다. 5분 가량 진행된 현장검증을 끝내고 호송차에 오를 때 피해자 어머니는 피의자들을 향해 “악마다”라고 오열하며 그 자리에 쓰러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현장검증을 지켜보며 “사형 시켜라”라고 때때로 소리를 질렀으며, 고개를 들지 않고 조사에 임하는 모습을 보일 때에는 “대가리 들어라”라며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시민은 피의자들을 향해 페트병을 던지기도 했다.

▲ 창원에서 발생한 '골프연습장 40대 주부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심천우가 7일 오전 고성군의 한 버려진 주유소에서 현장검증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한 고성의 폐 주유소에서 2차 현장검증을 이어갔다. 이곳은 A씨를 납치한 창원 모 골프연습장에서 약 80㎞ 떨어진 곳이다.

주유소에서도 유가족과 주민 등 20여 명이 찾아와 피의자들을 향해 고성을 질렀고, 흥분한 일부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다가서려고 해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경찰과 함께 살해 현장에 도착한 심천우는 A씨 마네킹을 들쳐메고 주유소 건물 2층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온 심천우는 경찰들과 당시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담담하게 살해 과정을 재현했다.

심천우는 A씨가 ‘돈이 필요하냐’고 물어 ‘그렇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러자 A씨는 자신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심천우는 A씨가 자신의 부모님 관련 이야기를 하자 순간 흥분해 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후 몸을 흔들어도 반응이 없자 심천우는 시신을 마대에 담아 주유소로 돌아온 공범인 6촌 동생 심모(29)씨와 함께 자신들의 차량 트렁크에 실었다고 말했다. 

실내 현장검증을 마친 심천우가 마대자루를 들고 밖으로 나오자 지켜보던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다” 라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피해자 남편은 울분을 터뜨리며 결국 쓰러졌다.

▲ 창원에서 발생한 '골프연습장 40대 주부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심천우가 7일 오후 시체를 유기한 진주시 진수대교에서 현장검증하고 있다.

이후 시신을 유기한 진주시 대평면 내촌리 진수대교에서 이어진 마지막 현장검증에서 심천우는 혼자 차량에서 내려 시신을 유기하는 모습을 태연히 재연했다.

다리 한가운데에 차를 세운 심천우는 트렁크에서 마대자루를 꺼내 다리 아래로 떨어뜨리는 시늉을 했다.

마지막 현장에서 호송차로 돌아가며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던 심천우는 “(유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시신을 유기한 장소에서 현장검증을 완료하고 창원으로 향했다.

[신아일보] 창원/박민언 기자 mupark@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