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김정은 만날 용의 있다”
“언제 어디서든 김정은 만날 용의 있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7.0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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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서 ‘新 베를린 선언’
“남북 대화 재개해야… 北선택 따라 국제사회 미래 갈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구 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으로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통일 등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는 남북한 간의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북핵 문제"라며 "바로 이틀 전에 있었던 미사일 도발은 매우 실망스럽고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모처럼 대화의 길을 마련한 우리 정부로서는 더 깊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며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다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높아지는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이 한계점에 이른 지금 대화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며 "중단됐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본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을 위해 구 베를린 시청 베어 홀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는 제재는 외교적 수단이고 평화적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큰 방향에 합의했다"며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갖고있지 않다는 사실을 천명했다. 북한의 선택에 따라 국제사회가 함께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거듭 북한을 설득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당면한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인식을 같이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나의 구상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변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제 비로소 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올바른 여건만 형성된다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언제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도 재차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제 북한이 결정할 일만 남았다"며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이라면서 핵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만일, 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날 문 대통령은 "베를린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화해·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곳"이라며 "알테스 슈타트하우스(Altes Stadhaus)는 독일 통일조약 협상이 이뤄졌던 역사적 현장"이라며 연설에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 통일의 경험은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준다"며 통일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 베를린은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함께 기억된다"며 "그 뒤를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지난 진보 정권의 북 해법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