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욱하는 ‘분노 조절 장애형 범죄’
[데스크 칼럼] 욱하는 ‘분노 조절 장애형 범죄’
  • 신아일보
  • 승인 2017.07.0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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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사회부 부국장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서 흉기를 휘두르는가 하면 폭행을 가하는 ‘분노 조절 장애형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분노 조절 장애형 범죄’는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린 사람들이 평소 쌓인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불안정한 삶을 이겨내지 못해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크게 우려가 된다.

불만과 스트레스를 개인의 문제로 넘겨 버릴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돕고, 분노 범죄를 예방할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기로 보인다.

경찰청에 따르면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 약 37만 건 중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이 있는 경우가 41%에 달했으며 살인이나 살인미수도 40% 이상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최근들어 층간소음 문제로 흉기를 휘두르는가 하면 폭행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더니, 이번에는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내는 음악 소리에 분노해 밧줄을 끊고,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에 불만을 품고 수리 기사를 살해하는 사건마저 일어나기도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급할수록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유가 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마음의 여유는 저만치 있는 사치일 뿐 긴장의 연속이고 작은 자극들에도 화를 내기 일쑤이다.

사실 분노라는 감정 자체는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건강한 분노는 개인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건강한 세상과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분노를 어떻게 표출하고 승화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분노가 건강한 감정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자기조절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은 어린 시절 가정과 교육에서부터 시작해 사회에서 형성된다. 그 시작을 아주 충실히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을 앝잡아 보고 무시하며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건강한 자기표출이 결코 아닐 것이다.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건강하고 합리적인 감정 표출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는 과거 농경사회의 기다림과 여유를 잊어버렸다. 여기에다 이웃과 함께 나누던 베풂과 포용의 미덕 마져 잃어버렸다. 무한경쟁 세대 빨리 빨리라는 문화속에 빠져 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운전대만 잡으면 조급해 진다. 조금만 막히거나 누군가 느닷없이 끼어들어도 ‘욱’하고 성질부터 낸다.

신호 대기 중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바로 경적을 울린다. 영화나 연주가 끝나기도 전에 다른 관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슬금슬금 빠져나간다. 조급증의 현상이다.

결국 개인의 조급증이 분노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조금만 참으면 될 것을 그러지를 못한다. 촌각을 다투듯 서두른다. 누군가 뒤에서 쫓아 오 듯이 말이다.

분노범죄는 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행이나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면서 언제 어디서 나에게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사회적 불안감으로 번지고 있다.

과거 분노 범죄는 개인의 문제로만 여겼지만 이제는 그 도가 넘어 사회문제로 까지 대두됐다.

분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구성원 모두가 개인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예절 등 함께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다 여유와 포용이란 두 단어를 제시해 본다. 곧, 나를 위해서는 여유를, 이웃을 위해서는 포용을 실천해 보자는 것이다.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